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단평: 킹 아서: 제왕의 검(King Arthur: Legend of the Sword;2017)

감독: 가이 리치
출연: 찰리 헌냄, 주드 로, 에이단 길런


★★
------------
또다른 가이 리치의 신작입니다. '맨 프롬 엉클' 이후로 얼마 안 지나서 바로 나온 신작이네요. 전작이 스타일에 집착해서 범작이 되어버린 모양새라면, 이번작은 어떨까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가이 리치 영화입니다. 리치 특유의 현란한 편집과 영상, 그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교차 편집과 빠른 페이스의 장면 전환 덕분에 한 편의 게임 영상을 보는 강렬한 느낌이 듭니다. 이건 장점입니다.

그렇지만, 스타일의 과잉이 또 다시 발목을 잡은 느낌입니다. 일어날 일, 일어난 일, 그리고 실제 상황이 한 데 섞여서 마구잡이로 전개되는 특유의 교차 편집 방식은 처음에는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독특함으로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걸 반복하니 단순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전개를 억지로 빙빙 돌려서 설명한다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덕분에 현란함과 시원함 속에서 이유 모를 지루함은 가중되고요.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의 영상과 액션 연출도 화려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템포 조절 없이 밀어붙이니 이 역시 나중에는 신선함을 잃고 지루해져버립니다.
또한, 스토리 구성도 문제입니다. 이 영화는 '아서왕 전설'이라는 모두에게 익숙한 이야기라는 큰 이점을 지니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원작의 인물 구성과 이야기는 '재해석'이라는 난장판 아래 완전히 파괴된 채로 전형적인 판타지 설정만 갖춘 낡은 권선징악 이야기를 들고와버렸습니다. 물론 익숙한 구성을 적절하게 파괴하는 건 전개상에 신선함을 더해서 흥미를 불러올 수 있겠지만, 이건 아닙니다. 이건 아서왕 전설이 아닙니다. 그냥 인물 이름만 빌려온 수준이죠. 물론 이야기가 새롭거나 하면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것도 아닙니다. 이야기는 낡았고 너무 전형적입니다. 이미 수 십 편의 영화에서 너무 많이 사용된 이야기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눈도 즐겁고, 나름 킬링 타임으로는 좋은 영화입니다만, 그게 전부입니다. 겉 껍데기는 화려한데 알맹이는 텅텅 비어있는 것이 안쓰러울 수준이었어요. 대체 이걸로 7부작을 만들려던 가이 리치와 워너브라더스는 무슨 생각을 한 걸까요?

ps: 배컴이 나옵니다. 눈썰미 있으신 분들은 금방 찾으셨을거라 믿습니다. 그 목소리를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요.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단평;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2017)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안셀 엘고트, 존 햄, 케빈 스페이시 外


★★★☆
-------------

에드가 라이트의 신작입니다.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게, 음악을 영화의 부속이 아닌, 음악에 영화 전체가 이끌려서 전개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 연출, 액션 심지어 연기까지 모든 것이 음악에 맞춰서 만들어졌는데, 이게 기가 막힙니다. 특히, 오프닝 부의 하이스트 씬에서 추격씬 그리고 오프닝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커피 배달로 끝나는 초반부는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렇듯, 각본조차 음악을 선정하고 거기에 맞춰썼다고 할 정도로, 그 어떤 뮤지컬 영화들이상으로 더 '음악'이라는 요소에 의존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다양한 영화에서 부분적으로 시도되던 연출이지만, 영화 자체를, 특히 액션 영화에서 영화 전체적으로 시도가 된 건 처음입니다. 그 시도가 잘 맞아떨어져서, 이전에 볼 수 없던 신선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에드가 라이트답지 않게 허술한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하지만, 그에 맞지 않게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꽤 있으며 (후반부 케빈 스페이시의 박사 캐릭터가 그러합니다. 냉혹하고 계산적으로 나오는 초반부와 인정넘치는 후반부의 괴리감이 꽤 커요.) 주인공인 베이비의 캐릭터부터 이미 귀울음으로 인해 음악으로 귀울음 소리를 참아낸다는 설정이 있을 만큼, 영화의 메인인 '음악'의 매개체로서 만들어진 탓에 그렇게 까지 매력적이진 못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으로서 충분하지만, 그 이상의 개성은 없어요. 다만, 본작 자체가 음악의 흐름에 맞춰서 그냥 따라갈 수 있도록 맞춰진 걸 감안하면 제가 언급한 건 그리 큰 단점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에드가 라이트의 전작들에서도 볼 수 있던 곳곳에 숨겨진 블랙 유머와 감각적인 액션 연출, 그리고 잠시라도 딴 생각이 들지 못하게 하는 철저한 편집은 이 영화에서 역시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그렇지만, 그 이전까지 봐왔던 다른 에드가 라이트 영화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개성이 옅어보인다는 느낌이 드는 건 할 수 없는 듯 합니다. 다만, 이 점은 자기가 만든 스타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잭 스나이더나 가이 리치같은 감독과 비교하자면 영화의 완성도와 방향성을 위해서 감독 특유의 스타일도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니, 장점일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그랬던건지, 저는 영화가 생각보다는 평이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보다는 한 편의 길고 화려한 뮤직 비디오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개인 취향이 많이 작용할 듯 싶습니다.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슈퍼맨 리턴즈




감독: 브라이언 싱어

제작: 존 피터스

각본: 댄 해리스, 마이클 도허티

출연: 브랜든 루스,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스워스, 제임스 마스던 外


1. 정체성


브랜든 라우스와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른 만큼, 리브의 슈퍼맨과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슈퍼맨 리턴즈’를 설명할 때 빠져서는 안 될 키워드가 있다면 그건 ‘크리스토퍼 리브’일 것이다. 물론, 현재 나오고 있는 ‘배트맨 대 슈퍼맨’까지의 모든 슈퍼맨 영상 및 코믹스에서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의 영향을 받지 않은 영화가 어디있냐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본작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영화들의 후속작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전작들과 캐릭터 묘사와 연출의 차이, 그리고 스토리 적으로 존재하는 부정교합 등을 봤을 때는, 본작은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이라기보다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영화들을 모티브로 삼은 브라이언 싱어의 팬픽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런고로, 이 영화는 아주 애매한 영화다. 하나의 독립된 영화로도, 그렇다고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영화 시리즈로 보기도 힘든 영화니까. 


2. 현실성


렉스 루터의 캐릭터는 본작과 리브의 슈퍼맨 시리즈의 분위기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슈퍼맨 리턴즈’를 볼 때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바로 현실성이다. 사실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와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연한 ‘슈퍼맨’ 시리즈가 구분이 되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분명히 현실적이었지만, 이상적이면서도 신화적인 모습이 강조된 슈퍼맨을 보여준 리브의 슈퍼맨 시리즈와 다르게, 본작은 인간적인 면모가 강조되는 슈퍼맨을 그려낸다.

 물론 현대의 슈퍼 히어로 영화들에서 보여지는 트렌드인 ‘고뇌하는 슈퍼 히어로’에 맞춘 좋은 변화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작중 5년 동안 지구를 떠나있던 클락 켄트를 통해 실제 연도로 20년 넘게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돌아온 ‘슈퍼맨’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묘사도 나름 애틋하고 설득력있다. 

 그렇지만,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뇌하는 슈퍼맨’ 보다는 ‘5년간 사라진 사이 변한 세상과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한 클락 켄트’에 지나치게 비중이 쏠려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것이 과연 3억 달러의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의 관객들과 기존 ‘슈퍼맨’의 팬들이 기대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과연 몇이나 이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까?

 슈퍼맨뿐만 아니라 그 외의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들도 바뀐 시대상과 스타일에 맞게 변화되었는데, 아무리봐도 미스캐스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케이트 보스워스’의 로이스 레인 배역을 제외하고는 다들 그럭저럭 훌륭하게 재해석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 중, 코믹스에서의 모습과 기존 리브의 슈퍼맨 시리즈에서의 모습이 알맞은 비율로 혼합되어 재해석된 렉스 루터의 캐릭터는 케빈 스페이시의 뛰어난 연기와 만나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캐릭터로 영화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에 성공했다. 

3. 아버지는 아들이 되고,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




 싱어의 야심은 슈퍼맨 1편의 말론 브란도의 음성인 ‘아버지는 아들이 되고,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를 재사용하는 데서부터 드러난다. 


 싱어의 목표는 단순한 팬픽이 아니라, 리브의 슈퍼맨 영화를 온전히 계승해서 살려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 흥행과는 별개로, 작품적으로 그러한 시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스토리 적으로, 아버지에서 아들로, 그리고 그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서 다시 아들에게 아버지의 의지가 계승이 된다는 메인 테마가 잘 드러나며, 특히 위의 대사가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 각각 ‘조 엘’과 그의 아들인 ‘칼 엘’의 입을 빌려 나오는 연출은 오롯하면서도 감동적이다. 


 또한, 영화 곳곳에서 이전 작들에 대한 오마주가 영화에 대한 집중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들어가 있고, 이는 원작의 팬들에게 있어서 반가운 선물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러한 오마주적 요소들이 ‘계승’이라는 본작의 주제에 별다른 뒷받침이 되지 못하고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4. 결론


 분명히 기술적으로도, 드라마적으로도 뭐하나 못한 것 없이 잘 만든, 이른바 수재같은 영화다. 특히, 수미 상관적 구조로 만들어진 영화의 엔딩에 도달해서는 싱어의 야심과 더불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선사하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관객들과 팬들이 싱어에게 바란 건 단순한 팬픽이 아니라 그 이상이었다.



*본 글은 이미 저자가 히어로 갤러리(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sphero&no=615867&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EC%95%84%EB%94%94)에 올렸던 글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