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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파종 30일째



파종 30일 째.


근데 저것밖에 안 자란 건 할 수 없다. 발아가 파종 10일째 부터 루꼴라를 시작으로 조금씩 이뤄지는 통에 실질적으로 자란 건 저게 전부다.


어쩌겠나, 자연은 인간의 힘으로도 어쩔 수가 없는건데.


땅콩, 루꼴라, 상추, 부추, 방울 양배추가 성공적으로 추적추적한 땅 속에서 기어나왔다. 그리고 몇 개는 떡잎을 지나 본 잎이 자라는 단계까지 왔다. 물론, 말했듯이 많이 느린 상황이다. 근데 어쩌겠어, 나는 자연을 어쩔 수 없는 걸...


먼저, 땅콩.


이 놈은 총 두 그루를 키우는 상황인데, 하나는 처음 키우는 거라 우왕좌왕한 나머지 줄기가 나온 동시에 흙을 가득 채운 스티로폼 통에다가 지상 기준 90도로 내려꽂아버렸다. 위에 사진들 중에 스티로폼 통에 머리만 애처롭게 내밀고 있는 불쌍한 머머리 하나가 바로 그거다.


떡잎이 안 펴진다. 발아 시기를 생각해보면 진작에 떡잎이 벌어지고 그 사이에서 본잎과 줄기들이 고개를 내밀어야하는데, 그 단계가 오질 않는다. 며칠 더 살펴봐야겠지만, 아무래도 저거 뒈짖해버린 것 같다. 진지하게 저거 어떻게해야하나 고민중이다. 죽었으면 저기다가 빨리 딴 거 키우는게 상책이잖아... 흙 아깝게ㅠㅠ...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그 다음으로 발아한 또 다른 땅콩은 떡잎을 지나 본잎이 나오는 걸 확인한 후 조금 더 큰 플라스틱 컵(카페에서 시원한 음료 넣어주는 그거...)에 구멍을 뚫고 흙을 담아서 거기다가 옮겨 심어줬다. 이건 느낌이 꽤 좋다. 우리 집이 땅콩을 그렇게 까지 많이 사서 먹는 집은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며칠 먹을 분량의 땅콩은 키워먹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근거 없는 미래 설계를 열심히 하고 있다.


루꼴라.


두 번째 모종판으로 옮겨 심는 과정까지 다 끝이 났다.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심었는데, 잘 자라주고 있다. 기분 좋다, 진지하게. 2주 동안이나 단 한 개의 떡잎들도 고개를 내미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내 기분을 좋게 해준 것들이 바로 이 루꼴라들이다. 얘네가 빼꼼 해주지 않았으면 진짜 크게 실망해서 모종판 다 엎어버리고 의욕을 죄 잃은 채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뻔했다.


그리고 부추.


징하게 많이 나온다. 애초에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끝도 없이 흙을 뚫고 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어! 나왔다? 수준이었던 게, 나중에는 이거 부추만 키워먹고 살아야하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끝도 없이 발아하고 있다. 그래도 뭐 좋은게 좋은거다. 그리고 애초에 나는 부추를 좋아한다.


상추는 딱 2그루 나왔다. 하지만 절망하진 않는다. 애초에 학교 온실 실험실에서 상추가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는 지를 내 두 눈으로 확인까지 다 했던 터라, 이것들이 못 자랄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지금 키우는 두 그루는 하나같이 잘 자라주고 있어서 나중에는 저 굵은 줄기를 어찌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게 커 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두 그루 밖에 없어서 죽으면 답이 없다. 또 시작부터 다시해야하자너...


방울 양배추. 의외로 처음에 떡잎이 루꼴라와 비슷하게 생겨서 당황했다. 내가 저기다가 방울 양배추가 아니라 루꼴라를 심고 까먹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한데, 만져보면 확실히 다르다. 루꼴라 보다 방울 양배추의 색이 좀 더 어둡고, 잎도 조금 더 억셀 뿐만 아니라 감촉 역시 다르다. 그리고, 가장 늦게 나와서 누구보다 빠르게 자라고 있다.


여튼 뭐, 이렇게 다시 시작을 했다. 얼마나 내가 신경을 써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뭐 이렇게 하는 거지ㅇㅇ...


2018년 6월 6일 용인, LOVE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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