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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스포일러도 많고, 이 글은 철저히 제 주관적인 면이 강합니다. 유의해주세요. 

 

1. 벌컨인과 지구인의 혼혈이라는 설정으로 나온 스팍은 미국 대중 문화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성공한 캐릭터입니다. 실제로 스팍역인 레너드 니모이(Leonard Nimoy)조차도 자신의 두 권의 자서전을 '나는 스팍이 아니다'와 '나는 스팍이다'로 지었을 정도니까요. 말장난이 아닙니다. 그만큼, 스팍은 한낮 배우의 인생 뿐만 아니라, 미국 대중 문화계의 역사를 바꿨을 정도로 유명하고 위대한 캐릭터니까요.

 

2. 그래서인지, 레너드 니모이 이후 현재 스팍 역할을 맡고 있는 재커리 퀸토(Zachary Quinto)는 뛰어난 연기와, 젊은 시절의 레너드 니모이를 연상시키는 똑 닮은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꾸준히 올드 트레키들에게 까이고 있죠. 물론 이거는, 원래 배우의 아우라가 워낙 강해서 이기도 하지만, 리부트 시리즈의 각본진과 제작진이 캐릭터 자체를 다소 이전과 다르게 비틀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 구 TOS 시리즈에서의 스팍은 인간적인 컴퓨터 같다고 할까? 평소에는 논리적인 모습을 주로 보이지만, 간혹가다가 인간들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죠. 대표적인게, 바로 그 폰파 설정, 그리고 스타트렉2: 칸의 분노에서 보여준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무엇보다, TOS 시리즈의 스팍은 쉽게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화가나도, 급한 일이 있어도, 논리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을 잘 조율해서 결정하는 모습을 보이죠. 대표적인 부분이 스타트렉6: 미지의 세계에서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4. 리부트 판에서의 스팍은 좀 다릅니다. 사실, 스팍이라는 캐릭터의 성격 자체는 달라진게 없습니다. 다만, 시리즈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달라지고, 작중 계속해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감정선을 최대한으로 건들여대는 전개를 계속하다보니 그렇게 보이는거지... 아무래도 시대가 달라지고, 딥 스페이스 나인(DS9) 시리즈 부터 본격적으로 보여진 사회문제의 반영이나, 캐릭터 하나 하나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부분을 강조하는 연출덕에, 벌컨과 인간의 혼혈이라는 사실[각주:1] 때문에 생긴 정체성의 문제가 리부트작 첫번째 영화인 스타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에서의 스팍의 주요 캐릭터로 떠올랐죠. 게다가 기존 시간선에 없던 네로의 난입으로 본성이 날라가 버립니다. 본성과 함께 그의 감정적 버팀목 중 하나였던 어머니도 죽어버리죠.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와 원래 시간선에서 온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한층 성장하죠. 물론, 다크니스에서는 커크가 죽어버리는 통에....

 

5. 스팍에 이어서 다른 캐릭터들도 저마다의 특징이 있죠. 미국계도 아닌 아프리카 계 흑인 여성으로, 섹시한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온 통역 담당인 니요타 우후라(니셸 니콜스가 연기했습니다.)의 경우에는 커크와의 키스신을 찍은 걸로 유명합니다. 캐릭터 자체도 단순한 색기 담당도 아닌, 우주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수많은 외계인들과의 대화를 책임진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한 캐릭터였죠. (아 그렇다고 색기담당이 아닌건 아니고...)생각해보세요, 마틴 루터 킹이 그 유명한 I have a dream 연설을 한지 고작 3년 후인, 그 인종 차별이 엄청났던 시절의 미국에서 나온 캐릭터입니다.

 

거기다가, 이 캐릭터는 미국인도 아니예요. 아프리카 계입니다. 그런데, 백인인 커크 선장이랑 키스 씬 까지 연출해? 지금 보면 아무렇지 않을 일이지만, 그 시절의 기준으로 보세요. 이건 엄청난 일입니다. 천지가 개벽할 만한 일이였다는거죠. 그에 비해서 조이 살다나가 맡은 리부트판의 우후라는 스팍의 연인, 즉 히로인으로서의 역할로 다소 축소된 느낌입니다...

 

6. 조지 타케이가 역할을 맡은 히카루 술루는 어느정도는 스테레오 타입적입니다. 나쁜 의미는 아닙니다. 왜냐면, 현대 미국영화에 나오는 스테레오타입적인 '엘리트, 초인스러운' 동양인 캐릭터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파격적인 캐릭터였으니까요. 인종차별적으로 그려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캐릭터가 산 느낌이기도하고요. 이 캐릭터는 조타수입니다. 이게 뭐가 대단한거냐고요? 작중 USS 엔터프라이즈호는 5년간의 탐사라는 중대한 임무를 띈 함선인데, 이 함선의 조타수입니다. 네, 무지막지한 엘리트예요. 거기다가, 무뚝뚝하거나 그런것도 아니고, 감정적이며, 위트도 뛰어난데다가 자기 의견 표현도 거침이 없죠.

 

개인적으로는 리부트 전이나 후나 좋은 캐릭터라고 봅니다. 잘만들어졌어요. 리부트 후에는 뭔가 상황에 맞는 말을 짧고 능청스럽게 툭툭 뱉는 캐릭터도 생겼는데, 좋다고 봐요 전. 그리고, 히카루 술루라는 일본 스러운 이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자체의 국적을 설정하지는 않아서, 덕분에 한국계 배우인 존 조가 리부트 판에서 역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조지 타케이 본인도 긍정적으로 반응했을뿐만 아니라 격려해줬다더군요.

 

참고로 조지 타케이씨에 대해 말하면, 이분은 커밍아웃한 동양계 배우이기도 합니다. 덕분인지, 철저한 보수주의자이며, 마초주의자였던 커크 선장 역의 윌리엄 샤트너와는 관계가 안 좋았다고 합니다. (현재는 화해는 했다는 군요.) 제가 알기로는 (루머로 받아들이세요.) 실제로 클로짓 게이였던 60년대 TOS 촬영당시에도, 이해해주고, 신경쓰지 않았던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윌리엄 샤트너만 유일하게 조지 타케이의 이러한 사실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각주:2] 그리고 환갑이 넘은 현재에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로, 그 나이대 배우들 답지않게 활발하게 팬들과 소통을 하면서 즐거운 인생을 살고 계십니다.

 

7. 이렇게 캐릭터만 주구장창 소개하는 이유는 -3-에서 남은 캐릭터 소개와 함께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스타트렉 시리즈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TOS 시리즈 설명을 먼저 해야하는지라...

 

계속

 

 

 

  1. 근데, 개인적으로 스팍이 어린시절에 혼혈이라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부분의 연출은 굉장히 어이가 없더군요. 논리를 중시하는 벌컨인들이 논리에 맞지 않는 짓인 인종 차별을 대놓고 한다고? 물론 TOS시리즈를 시간선 변경을 빙자해서 DS9과 TNG 후반의 느낌처럼 어둡고 정치적으로 재해석한 리부트 시리즈라고 해도 이건 좀 불편했을 뿐만 아니라 연출 미스라고 느껴졌습니다. [본문으로]
  2. 다만, 윌리엄 샤트너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TOS 크루 배우들이 있냐하면.... 없군요. 공식적으로 그와 사이가 확실히 안좋았던 배우는 제임스 두한과 조지 타케이라고 합니다. (윌리엄 샤트너의 Star Trek Movie Memories에서 발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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