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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벌써 ‘엑스맨 2’가 나온게 2003년이다. 나온지 무려 14년이나 된 셈이다. 사실상 현재의 엑스맨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이어져오고 있는 데에는 ‘엑스맨 2’의 역할이 상당히 큰 것이 사실이다. 


2. 영화는 전작에 비해서 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며, 더 복잡해진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잘 이끌어나간다. 이후 엑스맨 시리즈가 끊임없이 받아오고 있는 비판 중 하나인 ‘캐릭터 낭비’라는 비판이 무색할 정도로 ‘엑스맨2’는 캐릭터 활용에 대해서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그저 활용에 그친 것이 아니라, 울버린, 진 그레이, 그리고 프로페서 X등의 전작에 나왔던 캐릭터들은 더 깊어졌고, 나이트크롤러나 스트라이커를 비롯한 새로운 캐릭터들도 전작의 캐릭터들과 성공적으로 어우러진다. 


3. 또한, 시리즈를 관통하는 ‘차별’에 대한 은유와 풍자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전작에서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던 사회가 ‘다른 사람’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에 대한 묘사도 늘어났으며, 직설적인 묘사 역시 늘어났다. 특히, 사람에 따라 엑스맨 시리즈에서 보여지는 ‘차별’이라는 주제를 지나치게 ‘동성애’쪽으로 포커스를 맞췄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초중반부 바비와 그의 부모님 간의 대화씬은 동성애자들의 커밍아웃을 은유함으로서 영화가 묘사하는 ‘차별’이라는 소재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4. 슈퍼히어로 영화로서의 미덕도 잊지 않는다. 전작과 다르게 액션씬은 더 짜임새 있게 만들어져서, 전작의 흐느적거리던 엑스맨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가 없게되었다. 특히, 초반부의 나이트 크롤러의 백악관 습격씬과 후반부의 레이디 데스스트라이크와 울버린의 대결씬이 인상깊다.


5.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대단한 점은 2시간 1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결코 짧은 시간이 결코 아님에도, 영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일품이다. 캐릭터 간의 이념의 차이에서 오는 기묘한 긴장감은 물론이고, 후반부 세리브로 가동을 통해 긴박함을 이끌어내는 솜씨가 굉장하다. 여러모로 ‘유주얼 서스펙트’, ‘작전명 발키리’같은 훌륭한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 오던 브라이언 싱어의 존재감이 제대로 발휘되는 부분이다.


6. 물론,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인 사이클롭스 같은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이나, ‘차별’에 대한 은유가 원작과는 다르게 ‘동성애’쪽으로 기울어 버린 점, 그리고 지나치게 코믹스와 멀어지려 한 점에서 비판 받는 것도 있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잘 만든 슈퍼히어로 클래식으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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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이자, ‘엑스맨(2000)’으로 시작했던 엑스맨 오리지널 트릴로지를 끝내는 역할도 하는 영화다. 


 영화가 시작하면, 가장 먼저 보게되는 건 그동안 보아왔던, 절대로 죽지 않는, 그래서 어떠한 상황에서든 쓰러지지 않던 울버린이 아닌, 늙고 약해져서 예전 같았으면 절대로 당하지 않았을 양아치 몇 명에게 린치당하는 인간 ‘로건’이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무엇을 보여줄지 알게된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보게될 것은, 슈퍼히어로 ‘울버린’이 아니라, 인간 ‘로건’입니다.”


 사실 감독인 제임스 맨골드는 이미 전작인 ‘더 울버린’에서부터 히어로로서의 울버린 보다는 인간으로서, 죽지 못하고 자신 주변의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감내해야하는 인간 로건을 보여주려했다. 실제로 더 이상 힐링팩터가 작동하지 않고 계속해서 상처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울버린은 이미 ‘더 울버린’에서 이미 어느 정도 보여졌던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 때와 지금이 다른 것이 있다면, 그래도 ‘더 울버린’ 때와 다르게, 본작에서는 늙어버리고 상처입은 로건과 더불어, 영광스러웠던 이전 엑스맨 시리즈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영화 내내 계속해서 강조된다는 점이다. 과거의 동료들, 사랑했던 이들, 그리고 기억들은 이제 로건에게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어 로건의 몸에 남아버렸다. 상처는 더 이상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로건과 관객들에게 속삭인다. 


이제는 정말로 가야할 때가 왔다고 말이다.


 가진거라고는 온 몸에 기록된 폭력의 역사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그리고 상처 줄 수 밖에 없다는 데에서 기인한 고통밖에 없는 로건을 보내줘야한다. 실제로 영화는 그 점에 포인트를 두고 진행해 나간다. 


 영화 상에서는 로건에게 있어서 거울같은 존재가 2명 등장한다. 첫 번째는 그의 DNA로 만들어졌던 로라, 그리고 또 하나는 로건의 복제인간인 X-24이다. 


 로라는 로건의 젊었던 시절을 보여준다. 힘을 잃은 채 영화 내내 고통스러워하는 로건과 다르게, 로라는 영화 내내 로건의 전성기를 보는 듯 활약해 나간다. 동시에 로라는 로건에게 있어서 지켜와야 했던, 그렇지만 지키지 못한 채 떠나보내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X-24는 위에서 말했던 로건의 폭력의 역사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와야 했던 그의 모습이다. 심지어 생긴 것도 같다보니 영화 내에서 지금껏 행해온 살인과 폭력이 그대로 투영된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X-24가 로건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로라가 쏜 아다만티움 총알에 의해서 X-24 죽고 난 다음 로건이 로라와 아이들 곁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X-24라는 자신 본인의 폭력으로 점철된 기억과 자신이 동시에 죽음을 맞이함으로서, 로건은 자신을 옭아매던 고통에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또한, 긴 여행 끝에 로건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지점이 캐나다라는 점이 흥미롭다. 로건이 캐나다 출생이고, 영화 상에서 처음으로 엑스맨하고 엮였던 곳이 캐나다의 숲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로건이 멕시코에서 캐나다로 가는 길은 로건 자신의 역사를 거꾸로 밟아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 거기에 아이들이 수염까지 제멋대로 옛날 그 모습대로 잘라버리기 까지 하니, 로건은 자신이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 그 곳에서, 처음 로건이 관객을 맞이했을때의 그 모습대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 것도, 인간 로건으로서가 아니라, 위대했던 뮤턴트의 영웅 울버린으로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지금껏처럼 죽어가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이 아닌, 그토록 기다려 왔던 자신의 죽음을, 그것도 가족이라 할 수 있고, 이전과 다르게 고통을 주지 않고 온전히 지켜낸 소중한 사람인 로라의 곁에서 죽음을 맞이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로건이, 슬프면서도 행복하게 한 마디를 내뱉는 장면에서는, 지금까지 엑스맨 영화를 봐왔든 그렇지 않든, 가슴 한 구석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래, 이런 기분이었구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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