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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에어벤더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노아 링어, 데브 파텔, 니콜라 펠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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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영화 자체에 대해서 간단히 말하면 엉망. 근래 본 영화 중에서도 이토록 장점이랄게 없는 영화는 처음 본다고 말하고 싶다. 고로 장점부터 말을 한다면,


-나름 원작에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가져온 탄탄한 설정


정도라 하겠다. 거짓말이 아니고, 정말로 이거 말고는 특별히 눈에 띄는 장점이 없다. 특히, 감독이 서사 쪽에서 큰 재능을 보여왔던, 그래서 아무리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도 항상 그럴듯하게 전개해왔던 샤말란임을 감안하면, 이 영화는 더더욱 실망스럽다. 


2. 저질 CG나 인종차별적인 캐스팅은 이 영화에서 상대적으로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것들은 그 자체적으로 크나큰 문제이긴 하지만, 워낙에 서사적인 부분, 더 나아가면 각본에서 크나큰 문제가 있는 영화기 때문에, 크게 드러나는 문제점이 아니다. 말하자면 큰 단점들이 더 큰 단점들에게 묻힌 꼴이라고 하겠다. 


3. 각본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 각본을 쓴 사람이 그 ‘식스 센스’나 ‘언브레이커블’의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한 M 나이트 샤말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특히, ‘식스 센스’와 ‘언브레이커블’, 그리고 ‘23 아이덴티티’에서 크게 두드러지던 그의 장점 중 하나인 뛰어난 캐릭터 메이킹 실력이 이 각본에서는 일절 보이지 않는다. 


모든 캐릭터는 단지 각본가가 써놓은 시나리오대로만 움직이는 목각 인형 수준이다. 캐릭터들의 성격, 캐릭터들간의 관계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쌓아가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설정된 대로만 움직인다. 행동의 계기가 되어야하는 대사도, 사건도 없이 그저 사건의 전개만을 위해서 모든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행동, 그리고 대사가 설정이 되어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생동감이 전혀 없는 목각인형 그 자체다. 


아마, 짧은 러닝타임 동안에 어떻게든 영화 2~3편에 달하는 사건들을 몰아넣는 와중에 캐릭터 빌드를 할 짬 자체를 잃어버린 걸로 보이는데, 감독과 제작사의 사정은 잘 몰라도, 어쨌거나 상업 영화라는 걸 감안하면, 대체 뭐가 급해서 이리도 빠르게 전개를 해 나간 걸까? 그런 것 까지 이해해 줄 필요는 없지만.


4.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영화 내내 보이는, 제작진의 원작에 대한 낮은 이해도라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일단 판타지 영화, 무협 영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이러한 판타지 영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로 이 세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설정이나 세계관을 천천히 납득이 가게 설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것에 실패했다. 더군다나 동양 판타지에 기반을 둔 작품임에도 동양계 배우들을 일절 배제해버린 캐스팅은 보는 사람들의 몰입을 방해하며, 불, 물, 바람, 흙을 조종하는 무술이라는 설정이 무색하게 스턴트의 수준과 이를 표현해야하는 CG의 수준은 조악하기 그지없다. 거기다가, 배우들은 자신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지 딱딱하기만 한 연기로 일관한다. (특히,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인도계 연기파 배우인 데브 파텔의 어설픈 사자후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런 류의 판타지, 무협 장르의 영화의 기본적 미덕조차 제대로 못 지키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흥행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실패했으며, ‘드래곤볼 에볼루션’에 이어서 할리우드에게 잘못된 각색은 팬도 일반 관객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교훈만 준 채, 흑역사가 되어버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워크래프트’ 영화화나 ‘어쌔신 크리드’, 그리고 ‘판타스틱 4’를 보아하면 아직도 할리우드는 이 교훈을 뼈에 세기지는 못한 모양이지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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