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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풀 8

 



한줄 평: ★★★★ 초심으로 돌아가 미국 폭력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간 타란티노

 

1. 서문

 

일단, 시작을 하자면, 타란티노다.

 

개인적으로 스타일 적으로 가장 잘 맞는 감독을 뽑으라면 쿠엔틴 타란티노와 나카시마 테츠야를 꼽는 편이고, 가장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을 꼽으라고 한다면 쿠엔틴 타란티노를 꼽는다.

 

결국 말하면,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야기다.

 

헤모글로빈의 시인이라고 불리울 만큼 유혈낭자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어버리지 않는 연출, 배우의 매력을 120% 살리는, 뛰어난 대사와 섬세한 묘사를 통해 만들어낸 뛰어난 완성도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신이 주신 재능까지.

 

영화광이라면 이런 감독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2. 쿠엔틴 타란티노 8번째 작품.

 

쿠엔틴 타란티노의 8번째 작품이다.

 

그래서 제목도 헤이트풀 8 (증오의 8)’이며, 영화 내 스토리에 엮여서 들어가는 인원도 8명이다. (마부 오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전의 타란티노 영화와는 전개적인 특징이나 연출 스타일 면에서 크게 다른 게 없지만, 타란티노 본인의 초기작, 그 중에서도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을 연상케하는 특징들이 꽤 보이는 영화다.

 

일단, 캐스팅 면에서 타란티노의 초기작에서 얼굴을 자주 비추곤 했던 마이클 매드슨과 팀 로스가 간만에 재등장했다는 점, (로스는 펄프 픽션 이후 22년 만이고, 매드슨은 킬빌 이후로 13년 만이다.) ‘저수지의 개들처럼, 기본적으로 한 장소에서만 (‘저수지의 개들은 창고, 헤이트풀 8은 여관)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과 똑같이 주요 등장인물들이 8인으로 구성이 된다는 점까지. 거기다가 이야기적으로도 일이 잘못되어 한 장소에 모인 사람들의 갈등 끝에 숨기고 있던 비밀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큰 유사점을 보인다.

 

3. 타란티노 스타일의 정점

 

비록 타란티노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만든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 실력까지 초심으로 돌아가진 않았다.

 

여전히 캐릭터 하나하나를 실감나고 존재감 있게 살려내는 재주는 이 영화에서도 유효하다. 영화 내 주요 등장인물 8인 뿐만 아니라 잠깐잠깐 회상에서나 등장하는 단역들에게 까지 큰 존재감과 개성을 부여해내는데 성공할 뿐만 아니라, 어느 캐릭터 하나 허투루 소모되지 않는다. 거기다가 사무엘 L. 잭슨, 월튼 고긴스, 팀 로스, 마이클 매드슨 등 관록있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다.

 

또한, ‘비밀을 가진 도머구파트 전까지 캐릭터 간의 갈등을 조성하고 스토리적으로 중요하게 작용될 복선들을 착실하게 깔아내는 걸 보고 있자면, 타란티노가 괜히 천재가 아니구나...라고 혀를 내두르게 된다.

 

특히, 워렌이 스미더스에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별다른 기술적 기교 없이 순수하게 등장 인물간의 대화씬과 과하지 않은 교차 편집, 그리고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으로만 언제 누가 먼저 총을 빼들지 모르는 긴장감을 조성해내는 것이 백미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중후반부 부터의 전개를 위해서 전반부에서는 셋업에만 집중을 하다보니,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일단 본작 자체의 전개속도가 이전의 타란티노 영화들 이상으로 루즈한 감이 없지 않아있는 것도 사실이고, 전반부에서는 위에서 말한 고백씬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씬으로만 이루어져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러한 타란티노 특유의 이빨까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분명 지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언제나 완벽한 캐스팅을 보여주던 그가 채닝 테이텀을 택한 것에 대해서 살짝 의구심이 든다. 분명히 테이텀이 좋은 배우인건 맞지만, 원래 테이텀의 역할에 조쉬 브롤린이나 비고 모텐슨 같은 배우들이 고려되었음을 감안하면, 배역에 비해 배우의 느낌이 다소 가벼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잠깐 지나쳐가는 배역이었으면 몰라도, 테이텀이 맡은 배역이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타란티노답지않은 미스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결론을 내리면 헤이트풀 8’은 타란티노의 전작들인 쟝고: 분노의 추적자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 비해서 타란티노 본연의 성격이 더 진하게 배어있는 동시에 영화의 기본에 더 집중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자체가 쟝고바스터즈보다도 대사나 편집 같은 기본기에 더 기대는 느낌이며 (그렇다고 쟝고바스터즈가 수다스럽지 않다는 건 아니다.), 이전 작들처럼 파격을 추구하기 보다는 영화 자체의 이야기에 더 집중한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쟝고’, ‘킬 빌’, ‘바스터즈에서 보여줬던 타란티노 특유의 파격과 강렬함은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대사, 편집, 이야기와 같은 기본기에 집중한 결과, 타란티노 특유의 대사 처리나 전개 방식이 더 돋보이는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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