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단평;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2017)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안셀 엘고트, 존 햄, 케빈 스페이시 外


★★★☆
-------------

에드가 라이트의 신작입니다.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게, 음악을 영화의 부속이 아닌, 음악에 영화 전체가 이끌려서 전개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 연출, 액션 심지어 연기까지 모든 것이 음악에 맞춰서 만들어졌는데, 이게 기가 막힙니다. 특히, 오프닝 부의 하이스트 씬에서 추격씬 그리고 오프닝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커피 배달로 끝나는 초반부는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렇듯, 각본조차 음악을 선정하고 거기에 맞춰썼다고 할 정도로, 그 어떤 뮤지컬 영화들이상으로 더 '음악'이라는 요소에 의존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다양한 영화에서 부분적으로 시도되던 연출이지만, 영화 자체를, 특히 액션 영화에서 영화 전체적으로 시도가 된 건 처음입니다. 그 시도가 잘 맞아떨어져서, 이전에 볼 수 없던 신선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에드가 라이트답지 않게 허술한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하지만, 그에 맞지 않게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꽤 있으며 (후반부 케빈 스페이시의 박사 캐릭터가 그러합니다. 냉혹하고 계산적으로 나오는 초반부와 인정넘치는 후반부의 괴리감이 꽤 커요.) 주인공인 베이비의 캐릭터부터 이미 귀울음으로 인해 음악으로 귀울음 소리를 참아낸다는 설정이 있을 만큼, 영화의 메인인 '음악'의 매개체로서 만들어진 탓에 그렇게 까지 매력적이진 못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으로서 충분하지만, 그 이상의 개성은 없어요. 다만, 본작 자체가 음악의 흐름에 맞춰서 그냥 따라갈 수 있도록 맞춰진 걸 감안하면 제가 언급한 건 그리 큰 단점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에드가 라이트의 전작들에서도 볼 수 있던 곳곳에 숨겨진 블랙 유머와 감각적인 액션 연출, 그리고 잠시라도 딴 생각이 들지 못하게 하는 철저한 편집은 이 영화에서 역시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그렇지만, 그 이전까지 봐왔던 다른 에드가 라이트 영화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개성이 옅어보인다는 느낌이 드는 건 할 수 없는 듯 합니다. 다만, 이 점은 자기가 만든 스타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잭 스나이더나 가이 리치같은 감독과 비교하자면 영화의 완성도와 방향성을 위해서 감독 특유의 스타일도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니, 장점일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그랬던건지, 저는 영화가 생각보다는 평이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보다는 한 편의 길고 화려한 뮤직 비디오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개인 취향이 많이 작용할 듯 싶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