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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로게이트(Surrogates)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
출연진: 브루스 윌리스, 라다 미첼, 로자먼드 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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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든 가지고 있는 욕망이 하나씩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꿈꿨을 만한 것을 고른다면, 바로 TV 속이나 혹은 자기 주변의 자신이 동경하는 사람이 되어서 그 사람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 '써로게이트'의 메인 스토리가 그렇다.

영화의 소재는 나온지 7년이 넘어가는 지금에 와서도 꽤나 신선한 편이다. 현실의 못생기고 찌질한 자신을 대신해서 뇌파로 조종하는 로봇으로 일상생활을 살아간다니. 머리로는 생각해도 실제로 꺼내기는 힘든 아이디어를, 그것도 꽤나 그럴듯하게 이 영화는 영상화 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설정을 뒷받침하는 영화 내의 분장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 영화 촬영 당시만 해도 20대 중반 정도 밖에 안되었을 배우 로자먼드 파이크를 브루스 윌리스와 같은 연배로 만들어놓는다던가, 아니면 브루스 윌리스를 금발의 훤칠한 청년 남성으로 만들어놓는 수준의 뛰어난 분장 실력을 보고 있자면 왜 이 영화가 아카데미 분장상 후보로 올라가지 않은건가 하고 의아할 정도이다.

거기다가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이는 배우들의 평균 연기 수준이 높은 것도 있지만, 동시에 설정에 맞춰 연기 지도를 잘 한 제작진의 공로도 높이 살만하다. 영화 상 써로게이트와 인간일 때를 연기 하나로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렇지만, 세부적인 것 하나하나 까지 다 신경 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산재한 편이다.

일단 모든 문제의 원인은 각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플롯에 숭숭 뚫린 구멍이 보이고, 영화의 주제를 표현하기에는 소재인 써로게이트가 그리 적합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필자는 차라리 로봇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현대 SNS나 사이버 공간을 배경으로 한 사이버 펑크 영화로 만들었으면 이 보다는 훨씬 더 내용이나 주제의 전달을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가장 큰 문제를 꼽자면 결말부를 꼽고 싶다. 주제를 생각해도 결말부는 지나치게 무책임하고 황당한 수준이다. 결말부에 이르러서 '기술 발달로 인한 인간적 교감의 상실'에 깊은 고찰은 사라져버리고, 스탈린의 '의사가 많은 도시에서 환자가 많다니 의사를 조지면 된다'수준의 단순하고 무식한 해결법으로 영화 내내 던져지던 질문들을 해결해버리니, 영화가 90분이라는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쌓아오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내린다.

분명히 훌륭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법한 영화였지만, 영화가 풀어내던 고찰에 비해서 감독과 각본가가 내놓은 답안은 너무도 유아적이고 안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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