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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엠티의 시즌입니다. 저는 이번주도 엠티 다음주도 엠티입니다. 공부는 언제 할까요? 이번 생에는 글러먹은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도 (이 글이 올라가는 시점에는 오늘이겠지만) 쪽지시험이 있는데 이러고 있네요.




(사진은 한 인터뷰에서 발굴된 Sad Affleck;; 아마 분위기를 봐선 올해의 최고의 밈 중 하나가 될듯ㅋㅋㅋ)


2. 워너의 행보는 어이가 없습니다. 사실 2013년 맨오브스틸이 개봉할때 어렴풋이 예상을 했죠.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은 슈퍼맨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히어로'라는 요소가 결여된 기형적인 캐릭터였어요. 자기와 자기 엄마, 그리고 지구를 부수러온 조드에 맞서 싸운답시고 메트로폴리스를 초토화시켜버립니다. 


이전의 슈퍼맨, 그리고 코믹스에서의 슈퍼맨과 달리 이 놈은 건물이 날라가고 사람이 죽어도 좆도 신경 안 씁니다. 그 결과는 결국 배트맨 v 슈퍼맨에서 배트맨이 보여준 편집증적인 증오와 렉스 루터의 메타 휴먼에 대한 열등감과 증오로 이어져버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솔직히 말하면 맨오브 스틸은 나쁜 영화는 아니였지만, 슈퍼맨 영화라기 보다는 '조금 더 겉멋들어서 있어보이는 말만 신나게 질러댄' 인디펜던스 데이와 트랜스포머 류의 영화였죠. 그래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후속작이 있었고, 아직 슈퍼맨은 초짜였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배트맨 대 슈퍼맨입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고 렉스 루터가 뒤에서 이간질을 하고, 그 와중에 원더우먼이 스토리의 중심에 서있고, 다른 히어로들이 저스티스 리그에 합류하는 계기가 만들어져야하는 영화였죠. 분명히 스토리가 난잡하지만, 수습하자면 수습이 가능한 얘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보다 스토리가 난잡한데도 잘 수습한 영화는 댈려면 얼마든지 댈 수 있죠. 


하지만, 워너의 실수는 여기서 발생을 합니다. 일단 감독이 잭 스나이더입니다. 잭 스나이더, 영상이랑 액션은 만렙을 찍었지만, 기본적인 대화씬, 편집, 연출 강약 조절에는 전혀 재능이 없는 감독이죠. 그리고,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중요한 건 액션이나 화려한 영상보다도 왜 그들이 싸우고 어떻게 화해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연출과 구성입니다. 하지만, 잭 스나이더는 이런 난잡한 스토리를 정리해낼 역량이 안되는 사람이죠.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대화씬은 지루하며, 편집은 어설프며, 각 스토리 줄기들은 한데 어우러지지 못하고 제각기 갈 길을 가버리는데다가, 대사는 있어보이기만 할 뿐, 이 영화가 지향한 다크나이트 시리즈나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시리즈 같은 진지하고 깊이 있는 슈퍼 히어로 걸작들의 그것에는 그 깊이나 무게감에서 크게 모자랍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왜 벌써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야했냐는거죠. 마블이 어벤져스를 위해 만든 영화는 5편입니다. 이 5편의 영화를 통해 캐릭터를 설명하고, 어벤져스를 위한 이야기를 모두 진행시킵니다. 그러다보니 어벤져스에서는 이들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히어로들이 한데 모인 어벤져스의 이야기만을 진행시킬 수 있었어요. 이미 각 등장인물이 완성되어있고, 어벤져스에서 진행될 이야기를 위한 모든 건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보다가 등장인물이 왜 저러는지 궁금하면? 집에가서 그 캐릭터의 영화를 보면 되요. 그럼 모든게 해결이 되니까요. 


하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가 나오기 위해서는 배트맨 솔로 영화와 원더우먼 솔로 영화 하나는 만들었어야 했어요. 특히 배트맨 영화는 꼭 필요했습니다. 적어도 배트맨 영화 하나만 있었어도, 배트맨 대 슈퍼맨은 굳이 배트맨의 탄생 계기 같은 장면을 넣지 않아도 됬을거고, 그렇게해서 나오는 시간 만큼 개연성을 보충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워너는 급했고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서 원더우먼, 배트맨, 슈퍼맨 모두 자기 할 짓을 하지만, 3명이 하는 행동은 설득력이 크지 않습니다. 분명 영화 보고와서 머리 싸매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름 개연성은 다 있는데, 이미 그 단계까지 가면 이 영화에 문제가 있는거잖아요. 예술영화도 아닌데.


심지어 슈퍼맨 쪽 캐릭터들은 맨오브스틸에서 한 번 씩 다 나왔는데도, 대체 전작과의 간극인 18개월동안 뭔 일이 있었던건지, 전작에선 언급조차 없던 렉스 루터가 갑자기 슈퍼맨을 증오하고, 마찬가지로 언급도 없던 고담은 배트 시그널이 메트로폴리스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이 있는데다가, 농장을 운영하던 마사 켄트는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관객들은 눈으로는 즐기는데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영화가 지나치게 잘만들어서 관객 머리가 못 따라가는게 아니라, 영화가 멍청할 정도로 두서없이 전개하고 설명도 없어서 일어나는 일이예요.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성공에 도취된 워너 브라더스가 설정한 잘못된 목표점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람에 너무 많은 걸 건너뛴 계획이 만들어낸 둠스데이같은 존재라고 봅니다. 이건 DCEU가 어느정도 정착이 된 다음에 만들었어야 했어요. 거기다가 슈퍼맨을 죽여버린 둠스데이가 벌써나왔죠. 그럼 이제 다음 저스티스 리그에는 다크 사이드가 확정이 되었으니 그 다음에는 뭐가 나와야하죠? 네,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가 않아요. 마지막에나 써야할 패를 벌써 부터 꺼내썼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이 세계관은 오래못갑니다. 마지막 패가 동이나 버린 세계관이 얼마나 오래갈까요? 아마 저스티스 리그 파트 2가 끝나면 생명력을 잃을거예요. 그리고 이 모든 댓가는 잘못된 선택을 한 워너브라더스가 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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