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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에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 관한 이야기를 할려고 합니다. 별로 긴 이야기는 안 할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영화도 아니고. 


2. 일단 간단하게 말한다면, 저는 이 영화를 단순히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싫어합니다. 캐스팅 부터 시작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없어요. 그래서 말을 풀기 전에 미리 말한다면, 이 글은 매우 편파적입니다. 


3. 일단 스토리부터 말한다면 허술합니다. 먼저, 카일 리스가 시간 이동할때 존 코너가 스카이넷에게 공격당하는 걸 봤다는 사실 때문에 시간축이 바뀌어서 사라 코너가 어린 시절에 T-1000에게 공격당하는 등 기존의 과거가 크게 수정되죠. 물론 후반부에 설명을 좀 하긴 하지만, 굳이 저거 본 것 만으로 역사가 수정될 수 있다는 걸 납득시키기에는 어렵습니다. 그 사건이 넥서스 포인트가 되어서 역사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존 코너가 습격당해 적이 되는 넥서스 포인트로 인해 바뀐 역사와 별개로 카일 리스는 기존의 터미네이터1의 역사로 가야하는거 아닌지? 제가 보기에는 그냥 리부트를 위해서 억지 설정 하나 쓴 느낌입니다. 


 영화 내내 이런 억지 스토리가 넘쳐납니다. 사라 코너가 아무리 어렸을 때 터미네이터에게 공격받고 자기 신원을 철저히 숨겼다 해도, 대체 왜 미래에서는 사라 코너의 신분에 관련된게 일체 없던거죠? 부모가 출생 신고 조차 안했나? 그리고 평범한 어린애와 유전자적으로 100% 일치하는 떡대가 홀딱 벗은 채로 다리 위에 나타났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물쩡 넘어갑니다. 어린 카일이 나오고 그걸로 끝이예요. 


 또, 무슨 놈의 액체 로봇이 되는게 그렇게 쉽나요? 팝스가 반파되어서 액체 금속에 빠지니까, 그 안의 CPU가 액체 금속과 반응해서 팝스는 T-1000 비스무레한 무언가 (T-1000은 아니죠.)로 되어 살아납니다. 거 졸라게 편한 CPU 설정이네요. 우리집 컴퓨터 던져 넣으면 그거 T-1000되는 건가요? 


 플러스로 정작 중요한 존 코너의 사고 방식이 왜 바뀌었냐는 설명도 없습니다. 아니 설명이 지나치게 없는데 캐릭터는 터미네이터가 되기전이랑 또 180도 달라져서 더더욱 개연성이 사라져요. 


 게다가 캐릭터들은 무슨 사람이 아니라 죄 로봇 같습니다. 각본 쓴 사람들이 사회생활 한 번 안 해 본 느낌입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만났고 아들이 살인 로봇이 됬는데 아무리 안 태어난 아들이라도 일단 로봇이라니까 총부터 갈기는 애미가 어디있어요? 거기에 카일은 자기 아들이 존 코너라는 거 알고도 별다른 고민 같은 것도 안해요. 또, 영화 분위기는 무거워야하는데, 팝스는 교미 드립이나 치고, 아니 시발 영화 전체가 망한 유머로 가득해요. 시발 이 새끼들 지들이 인류 멸망을 막을 마지막 희망이라는 자각 조차 없는 겁니까? 


 플러스로 일단 어찌됬건 사라 코너 일행은 테러리스트 입니다. 스카이넷의 정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으니 작중의 사라 코너 일행은 세계를 구한 영웅이 아니라 갑자기 도로 위에 벌거 벗고 나타나서 경찰서를 아작내고 이어서 도로를 개판으로 만들고 멀쩡한 회사 사옥을 통째로 날려버린 사상 최악의 테러리스트인거죠. 말하자면 실제로 한 짓이 뭐든 간에, 사라 코너 일행은 오사마 빈 라덴 같은 놈들이 된겁니다. 근데 아무도 이 새끼들을 지명수배 조차 안 했는지 마지막에 카일 리스 가족에게 다가가서 애한테 '기억해둬, 구글이 스카이넷이야'같은 알아먹지 못할 개소리나 지껄여대는데도 아무도 뭐라 안합니다. 시발 뭐하자는 건데? 


 게다가 제가 비뚤어진건지는 몰라도, 마지막에 팝스를 액체 터미네이터로 바꿔놓은 이유는 시발 그냥 다음 편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나이 때문에 못 나올 수도 있어서 만들어놓은 장치로 밖에 안 보입니다. 시발 놈들.


4. 하나 더 말하면, 존 코너라는 캐릭터도 당위성이 부족합니다. 터미네이터3의 T-X는 분명히 완성도가 높은 캐릭터는 아니였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여성이라는 '편견상' 사회적 약자가 어지간한 캐릭터를 쑹컹쑹컹 찔러죽이는 터미네이터라는 걸 노렸음에도, 차갑고 기 쎈 인상을 가지고 키도 180cm나 되는 크리스티나 로켄을 캐스팅하는 실수를 했습니다. 그 이전의 T-1000보다는 확실히 '시각적' 경이 같은 것도 없었죠. 

 

 그래도 T-X는 자기 몫은 한 캐릭터입니다. 등장할 때 마다 긴장감 조성은 확실히 했고, T-1000 정도는 아니지만 스턴트 액션씬도 훌륭했어요.


5. 하지만 존 코너는 어땠죠? 분명히 존 코너라는 캐릭터를 잘 활용했다면 더 무게감 있는 스토리가 나왔을겁니다. 타락해버린 인류의 희망이라는 캐릭터와 미래에서 온 주인공 사라 코너의 아들. 그러니까 모자 관계라는 것에 집중했으면 더 훌륭한 이야기가 나왔겠죠. 아들한테 총을 겨눠야하는 어머니와, 죽여야하는 대상이 어머니인 걸 알고 고민하는 아들이라는 스토리가 즉석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거기다가 감독의 연출력 미스도 여기 한 몫합니다. 분명히 나노 터미네이터라는데 기존 T-1000과 다른건 그냥 가루가 되어 바람에 날라다니는 거 밖에 없어요. 아뇨 연출 상으로 보면 더한 좆밥 새끼죠. 더 열등한 모델인 T-X마냥 전자석에 붙어서 낑낑대고, 팝스에게는 오질라게 얻어맞고, 카일과 사라한테는 눈에 띌 때 마다 총부터 얻어 맞습니다. 액션씬? 기억나는거는 버스 밑창 뜯어내는게 고작입니다. 차라리 아가리라도 쳐 다물고 있으면 다행이였는데, 그것도 아니니 참... (오죽하면 작중에서도 '존 코너는 말이 너무 많아'라고 디스합니다.) 제작진은 이걸 하나의 캐릭터로 삼은 모양인데, 이런건 존 코너에게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기껏 사상 최악의 적이 되어 돌아온 인류의 희망이라는 좋은 설정을 만들어 갖다 붙여놓았는데, 거기에 아가리 파이터랑 맨날 털리는 좆밥 새끼 캐릭터를 더 갖다 붙여놨습니다. 어휴...


 그렇다고 배우가 어울렸냐고요? 제이슨 클라크는 좋은 배우지만, 좋은 존 코너 배우는 아닙니다. 먹을 것도 부족해서 굶고 다니는 멸망한 세계인데 떡대가 저리 좋은 건 둘 째 치고, 연기 스타일이 딱 코미디 연기하는 느낌입니다. 본인도 안거죠. 이미 자기 캐릭터가 망한 캐릭터라는걸.


6. 다른 캐릭터는? 팝스는 괜찮았습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터미네이터를 연기하는데 누가 거기에 토를 답니까? 물론 교미 드립이나 씩 웃어대는 걸로 계속 웃기려는 건 그렇지만, 그래도 망한 영화에서 그나마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그나마 쓸만한 농담들이죠. 액션도 나이 치고는 훌륭했고요. 이병헌의 T-1000도 좋았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패트릭 보다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였어요. 아쉬운건 등장이 적었다는 것. 


 그러면 다른 캐릭터들은? 존 코너는 위에서 말했듯이 좆 코너 새끼입니다. 사라 코너는 캐릭터 자체도 영화 내내 계속 독불 장군 마냥 자기 고집만 존나게 쎄고, 아들이 터미네이터라니까 고민도 없이 쏴재끼는 피도 눈물도 없는 개년이 되었습니다. 거기다 캐스팅도 미스인게, 에밀리아 클라크는 분명히 린다 해밀턴과 많이 닮았고, 분명히 왕좌의 게임에서의 연기도 강인했죠. 하지만, 영화에서의 분장은 지나치게 어려보이고 유약해보입니다. 지랄맞게 미스예요.


 카일 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터미네이터 1의 카일 리스에게 감정 이입이 쉬웠던건, 그가 T-800을 조지러온 전사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쎄보이거나 강해보이지 않는 인상이였고, 거기에 사진으로만 봐 온 사라 코너만을 위해서 시간 여행 까지 불사한 로맨티스트 적인 캐릭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이 코트니의 카일은 떡대부터 이미 돌쇠타입이라 평범하거나 유약해보이는 인상에서는 거리가 멀죠. 거기다가 역사가 바뀌어서 카일의 역할은 주인공들에게 미래를 알려주는 정도의 역할에 그칩니다. 액션은 팝스와 사라가 해먹고 있고... 그러니까 말하면 돌쇠 병풍이 되었죠. 


 J.K 시몬스의 오브라이언 형사는 인상 깊은 캐릭터였지만, 영화 시나리오가 개판인지라, 제대로 활용조차 못해보고 끝났습니다. 미래와 과거를 잇는 중요한 캐릭터인데 활용을 못해서 헬기 하나 잡아주고 끝나버렸어요. 마일스 다이슨 같은 역할도 맡길 수 있는 캐릭터를...


 스카이넷 역의 멧 스미스? 아가리만 존나게 터는게 짜증나더군요. 옆에 상담원이 높낮이 없는 목소리로 계속 말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시발 어찌된게 이 영화에는 멀쩡한 캐릭터가 없는거야...


7. 액션은? 구렸습니다. 1,2,3,4 모두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주 못해도 하나쯤은 있는데, (사실 1,2,3의 액션 씬들은 돈을 아무리 줘도 못 만들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했지만...) 제니시스는 어떠냐고요? 다른 액션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만 계속 나옵니다. 카메라는 존나게 흔들어대고, 팝스의 액션은 아놀드의 나이상 화려한 액션이 아니고, 존 코너의 액션은 T-1000의 그것과 차이도 없고.. 독창성도 없고 야심도 없고 관심도 없는 듯한 액션이였습니다. 이거 정말 왕좌의 게임 감독이 만든 영화 맞나요? 근데 어찌 액션이 이리... 하긴 생각해보면 앨런 테일러의 전작인 토르2도 액션은 구렸죠...


8. 상황이 이렇다보니 터미네이터1의 카일리스 등장씬을 그대로 오마주한것도 좋게 보이지가 않습니다. 영화 전체적 퀄이 구리고 대충 생각하고 찍은 장면이 많아서 그런지, 이 장면도 오마주가 목적이였다기 보다는 터미네이터1의 그 장면보다 좋게 찍기가 어려워서 이렇게 한 듯 합니다. 어차피 내용적으로 모두 리부트인 것도 알고 반전을 주기 위해서라고 보기에도 이미 미래가 바뀌는 장면이 나와버린지라...


9. 여튼 저는 이 영화 존나 싫어합니다. 존나게 졸작이라고 생각해요. 터미네이터1 같은 저예산이라는 암울한 사실에서 나온 기발한 연출도 없고, 터미네이터2 같은 압도적인 시각적 경이도 없고, 터미네이터3 같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어버린 전개도 없고, 터미네이터4같은 섬세함과 영상도 없습니다. 뭐하나 잘 해낸게 없어요. 진짜 2019년에 제임스 카메론에게 판권 돌아가기 전에 한탕 해 먹을려고 만든 티 팍팍 나요. (비슷한 케이스로는 판포스틱이 있는데...그건 다른 종류의 문제도 있어서...) 하긴 애초에 2017년과 18년에 2,3편을 연달아 낸다는 영어덜트 무비스러운 계획부터가....


10. 여튼 정리합니다. 이거 똥이고요. 극장에서 본 저를 존나 저주합니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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