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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리턴즈




감독: 브라이언 싱어

제작: 존 피터스

각본: 댄 해리스, 마이클 도허티

출연: 브랜든 루스,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스워스, 제임스 마스던 外


1. 정체성


브랜든 라우스와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른 만큼, 리브의 슈퍼맨과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슈퍼맨 리턴즈’를 설명할 때 빠져서는 안 될 키워드가 있다면 그건 ‘크리스토퍼 리브’일 것이다. 물론, 현재 나오고 있는 ‘배트맨 대 슈퍼맨’까지의 모든 슈퍼맨 영상 및 코믹스에서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의 영향을 받지 않은 영화가 어디있냐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본작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영화들의 후속작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전작들과 캐릭터 묘사와 연출의 차이, 그리고 스토리 적으로 존재하는 부정교합 등을 봤을 때는, 본작은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이라기보다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영화들을 모티브로 삼은 브라이언 싱어의 팬픽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런고로, 이 영화는 아주 애매한 영화다. 하나의 독립된 영화로도, 그렇다고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영화 시리즈로 보기도 힘든 영화니까. 


2. 현실성


렉스 루터의 캐릭터는 본작과 리브의 슈퍼맨 시리즈의 분위기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캐릭터이다.


 ‘슈퍼맨 리턴즈’를 볼 때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바로 현실성이다. 사실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와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연한 ‘슈퍼맨’ 시리즈가 구분이 되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분명히 현실적이었지만, 이상적이면서도 신화적인 모습이 강조된 슈퍼맨을 보여준 리브의 슈퍼맨 시리즈와 다르게, 본작은 인간적인 면모가 강조되는 슈퍼맨을 그려낸다.

 물론 현대의 슈퍼 히어로 영화들에서 보여지는 트렌드인 ‘고뇌하는 슈퍼 히어로’에 맞춘 좋은 변화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작중 5년 동안 지구를 떠나있던 클락 켄트를 통해 실제 연도로 20년 넘게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돌아온 ‘슈퍼맨’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묘사도 나름 애틋하고 설득력있다. 

 그렇지만,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뇌하는 슈퍼맨’ 보다는 ‘5년간 사라진 사이 변한 세상과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한 클락 켄트’에 지나치게 비중이 쏠려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것이 과연 3억 달러의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의 관객들과 기존 ‘슈퍼맨’의 팬들이 기대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과연 몇이나 이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까?

 슈퍼맨뿐만 아니라 그 외의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들도 바뀐 시대상과 스타일에 맞게 변화되었는데, 아무리봐도 미스캐스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케이트 보스워스’의 로이스 레인 배역을 제외하고는 다들 그럭저럭 훌륭하게 재해석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 중, 코믹스에서의 모습과 기존 리브의 슈퍼맨 시리즈에서의 모습이 알맞은 비율로 혼합되어 재해석된 렉스 루터의 캐릭터는 케빈 스페이시의 뛰어난 연기와 만나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캐릭터로 영화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에 성공했다. 

3. 아버지는 아들이 되고,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




 싱어의 야심은 슈퍼맨 1편의 말론 브란도의 음성인 ‘아버지는 아들이 되고,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를 재사용하는 데서부터 드러난다. 


 싱어의 목표는 단순한 팬픽이 아니라, 리브의 슈퍼맨 영화를 온전히 계승해서 살려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 흥행과는 별개로, 작품적으로 그러한 시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스토리 적으로, 아버지에서 아들로, 그리고 그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서 다시 아들에게 아버지의 의지가 계승이 된다는 메인 테마가 잘 드러나며, 특히 위의 대사가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 각각 ‘조 엘’과 그의 아들인 ‘칼 엘’의 입을 빌려 나오는 연출은 오롯하면서도 감동적이다. 


 또한, 영화 곳곳에서 이전 작들에 대한 오마주가 영화에 대한 집중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들어가 있고, 이는 원작의 팬들에게 있어서 반가운 선물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러한 오마주적 요소들이 ‘계승’이라는 본작의 주제에 별다른 뒷받침이 되지 못하고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4. 결론


 분명히 기술적으로도, 드라마적으로도 뭐하나 못한 것 없이 잘 만든, 이른바 수재같은 영화다. 특히, 수미 상관적 구조로 만들어진 영화의 엔딩에 도달해서는 싱어의 야심과 더불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선사하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관객들과 팬들이 싱어에게 바란 건 단순한 팬픽이 아니라 그 이상이었다.



*본 글은 이미 저자가 히어로 갤러리(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sphero&no=615867&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EC%95%84%EB%94%94)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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