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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에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 관한 이야기를 할려고 합니다. 별로 긴 이야기는 안 할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영화도 아니고. 


2. 일단 간단하게 말한다면, 저는 이 영화를 단순히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싫어합니다. 캐스팅 부터 시작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없어요. 그래서 말을 풀기 전에 미리 말한다면, 이 글은 매우 편파적입니다. 


3. 일단 스토리부터 말한다면 허술합니다. 먼저, 카일 리스가 시간 이동할때 존 코너가 스카이넷에게 공격당하는 걸 봤다는 사실 때문에 시간축이 바뀌어서 사라 코너가 어린 시절에 T-1000에게 공격당하는 등 기존의 과거가 크게 수정되죠. 물론 후반부에 설명을 좀 하긴 하지만, 굳이 저거 본 것 만으로 역사가 수정될 수 있다는 걸 납득시키기에는 어렵습니다. 그 사건이 넥서스 포인트가 되어서 역사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존 코너가 습격당해 적이 되는 넥서스 포인트로 인해 바뀐 역사와 별개로 카일 리스는 기존의 터미네이터1의 역사로 가야하는거 아닌지? 제가 보기에는 그냥 리부트를 위해서 억지 설정 하나 쓴 느낌입니다. 


 영화 내내 이런 억지 스토리가 넘쳐납니다. 사라 코너가 아무리 어렸을 때 터미네이터에게 공격받고 자기 신원을 철저히 숨겼다 해도, 대체 왜 미래에서는 사라 코너의 신분에 관련된게 일체 없던거죠? 부모가 출생 신고 조차 안했나? 그리고 평범한 어린애와 유전자적으로 100% 일치하는 떡대가 홀딱 벗은 채로 다리 위에 나타났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물쩡 넘어갑니다. 어린 카일이 나오고 그걸로 끝이예요. 


 또, 무슨 놈의 액체 로봇이 되는게 그렇게 쉽나요? 팝스가 반파되어서 액체 금속에 빠지니까, 그 안의 CPU가 액체 금속과 반응해서 팝스는 T-1000 비스무레한 무언가 (T-1000은 아니죠.)로 되어 살아납니다. 거 졸라게 편한 CPU 설정이네요. 우리집 컴퓨터 던져 넣으면 그거 T-1000되는 건가요? 


 플러스로 정작 중요한 존 코너의 사고 방식이 왜 바뀌었냐는 설명도 없습니다. 아니 설명이 지나치게 없는데 캐릭터는 터미네이터가 되기전이랑 또 180도 달라져서 더더욱 개연성이 사라져요. 


 게다가 캐릭터들은 무슨 사람이 아니라 죄 로봇 같습니다. 각본 쓴 사람들이 사회생활 한 번 안 해 본 느낌입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만났고 아들이 살인 로봇이 됬는데 아무리 안 태어난 아들이라도 일단 로봇이라니까 총부터 갈기는 애미가 어디있어요? 거기에 카일은 자기 아들이 존 코너라는 거 알고도 별다른 고민 같은 것도 안해요. 또, 영화 분위기는 무거워야하는데, 팝스는 교미 드립이나 치고, 아니 시발 영화 전체가 망한 유머로 가득해요. 시발 이 새끼들 지들이 인류 멸망을 막을 마지막 희망이라는 자각 조차 없는 겁니까? 


 플러스로 일단 어찌됬건 사라 코너 일행은 테러리스트 입니다. 스카이넷의 정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으니 작중의 사라 코너 일행은 세계를 구한 영웅이 아니라 갑자기 도로 위에 벌거 벗고 나타나서 경찰서를 아작내고 이어서 도로를 개판으로 만들고 멀쩡한 회사 사옥을 통째로 날려버린 사상 최악의 테러리스트인거죠. 말하자면 실제로 한 짓이 뭐든 간에, 사라 코너 일행은 오사마 빈 라덴 같은 놈들이 된겁니다. 근데 아무도 이 새끼들을 지명수배 조차 안 했는지 마지막에 카일 리스 가족에게 다가가서 애한테 '기억해둬, 구글이 스카이넷이야'같은 알아먹지 못할 개소리나 지껄여대는데도 아무도 뭐라 안합니다. 시발 뭐하자는 건데? 


 게다가 제가 비뚤어진건지는 몰라도, 마지막에 팝스를 액체 터미네이터로 바꿔놓은 이유는 시발 그냥 다음 편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나이 때문에 못 나올 수도 있어서 만들어놓은 장치로 밖에 안 보입니다. 시발 놈들.


4. 하나 더 말하면, 존 코너라는 캐릭터도 당위성이 부족합니다. 터미네이터3의 T-X는 분명히 완성도가 높은 캐릭터는 아니였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여성이라는 '편견상' 사회적 약자가 어지간한 캐릭터를 쑹컹쑹컹 찔러죽이는 터미네이터라는 걸 노렸음에도, 차갑고 기 쎈 인상을 가지고 키도 180cm나 되는 크리스티나 로켄을 캐스팅하는 실수를 했습니다. 그 이전의 T-1000보다는 확실히 '시각적' 경이 같은 것도 없었죠. 

 

 그래도 T-X는 자기 몫은 한 캐릭터입니다. 등장할 때 마다 긴장감 조성은 확실히 했고, T-1000 정도는 아니지만 스턴트 액션씬도 훌륭했어요.


5. 하지만 존 코너는 어땠죠? 분명히 존 코너라는 캐릭터를 잘 활용했다면 더 무게감 있는 스토리가 나왔을겁니다. 타락해버린 인류의 희망이라는 캐릭터와 미래에서 온 주인공 사라 코너의 아들. 그러니까 모자 관계라는 것에 집중했으면 더 훌륭한 이야기가 나왔겠죠. 아들한테 총을 겨눠야하는 어머니와, 죽여야하는 대상이 어머니인 걸 알고 고민하는 아들이라는 스토리가 즉석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거기다가 감독의 연출력 미스도 여기 한 몫합니다. 분명히 나노 터미네이터라는데 기존 T-1000과 다른건 그냥 가루가 되어 바람에 날라다니는 거 밖에 없어요. 아뇨 연출 상으로 보면 더한 좆밥 새끼죠. 더 열등한 모델인 T-X마냥 전자석에 붙어서 낑낑대고, 팝스에게는 오질라게 얻어맞고, 카일과 사라한테는 눈에 띌 때 마다 총부터 얻어 맞습니다. 액션씬? 기억나는거는 버스 밑창 뜯어내는게 고작입니다. 차라리 아가리라도 쳐 다물고 있으면 다행이였는데, 그것도 아니니 참... (오죽하면 작중에서도 '존 코너는 말이 너무 많아'라고 디스합니다.) 제작진은 이걸 하나의 캐릭터로 삼은 모양인데, 이런건 존 코너에게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기껏 사상 최악의 적이 되어 돌아온 인류의 희망이라는 좋은 설정을 만들어 갖다 붙여놓았는데, 거기에 아가리 파이터랑 맨날 털리는 좆밥 새끼 캐릭터를 더 갖다 붙여놨습니다. 어휴...


 그렇다고 배우가 어울렸냐고요? 제이슨 클라크는 좋은 배우지만, 좋은 존 코너 배우는 아닙니다. 먹을 것도 부족해서 굶고 다니는 멸망한 세계인데 떡대가 저리 좋은 건 둘 째 치고, 연기 스타일이 딱 코미디 연기하는 느낌입니다. 본인도 안거죠. 이미 자기 캐릭터가 망한 캐릭터라는걸.


6. 다른 캐릭터는? 팝스는 괜찮았습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터미네이터를 연기하는데 누가 거기에 토를 답니까? 물론 교미 드립이나 씩 웃어대는 걸로 계속 웃기려는 건 그렇지만, 그래도 망한 영화에서 그나마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그나마 쓸만한 농담들이죠. 액션도 나이 치고는 훌륭했고요. 이병헌의 T-1000도 좋았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패트릭 보다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였어요. 아쉬운건 등장이 적었다는 것. 


 그러면 다른 캐릭터들은? 존 코너는 위에서 말했듯이 좆 코너 새끼입니다. 사라 코너는 캐릭터 자체도 영화 내내 계속 독불 장군 마냥 자기 고집만 존나게 쎄고, 아들이 터미네이터라니까 고민도 없이 쏴재끼는 피도 눈물도 없는 개년이 되었습니다. 거기다 캐스팅도 미스인게, 에밀리아 클라크는 분명히 린다 해밀턴과 많이 닮았고, 분명히 왕좌의 게임에서의 연기도 강인했죠. 하지만, 영화에서의 분장은 지나치게 어려보이고 유약해보입니다. 지랄맞게 미스예요.


 카일 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터미네이터 1의 카일 리스에게 감정 이입이 쉬웠던건, 그가 T-800을 조지러온 전사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쎄보이거나 강해보이지 않는 인상이였고, 거기에 사진으로만 봐 온 사라 코너만을 위해서 시간 여행 까지 불사한 로맨티스트 적인 캐릭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이 코트니의 카일은 떡대부터 이미 돌쇠타입이라 평범하거나 유약해보이는 인상에서는 거리가 멀죠. 거기다가 역사가 바뀌어서 카일의 역할은 주인공들에게 미래를 알려주는 정도의 역할에 그칩니다. 액션은 팝스와 사라가 해먹고 있고... 그러니까 말하면 돌쇠 병풍이 되었죠. 


 J.K 시몬스의 오브라이언 형사는 인상 깊은 캐릭터였지만, 영화 시나리오가 개판인지라, 제대로 활용조차 못해보고 끝났습니다. 미래와 과거를 잇는 중요한 캐릭터인데 활용을 못해서 헬기 하나 잡아주고 끝나버렸어요. 마일스 다이슨 같은 역할도 맡길 수 있는 캐릭터를...


 스카이넷 역의 멧 스미스? 아가리만 존나게 터는게 짜증나더군요. 옆에 상담원이 높낮이 없는 목소리로 계속 말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시발 어찌된게 이 영화에는 멀쩡한 캐릭터가 없는거야...


7. 액션은? 구렸습니다. 1,2,3,4 모두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주 못해도 하나쯤은 있는데, (사실 1,2,3의 액션 씬들은 돈을 아무리 줘도 못 만들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했지만...) 제니시스는 어떠냐고요? 다른 액션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만 계속 나옵니다. 카메라는 존나게 흔들어대고, 팝스의 액션은 아놀드의 나이상 화려한 액션이 아니고, 존 코너의 액션은 T-1000의 그것과 차이도 없고.. 독창성도 없고 야심도 없고 관심도 없는 듯한 액션이였습니다. 이거 정말 왕좌의 게임 감독이 만든 영화 맞나요? 근데 어찌 액션이 이리... 하긴 생각해보면 앨런 테일러의 전작인 토르2도 액션은 구렸죠...


8. 상황이 이렇다보니 터미네이터1의 카일리스 등장씬을 그대로 오마주한것도 좋게 보이지가 않습니다. 영화 전체적 퀄이 구리고 대충 생각하고 찍은 장면이 많아서 그런지, 이 장면도 오마주가 목적이였다기 보다는 터미네이터1의 그 장면보다 좋게 찍기가 어려워서 이렇게 한 듯 합니다. 어차피 내용적으로 모두 리부트인 것도 알고 반전을 주기 위해서라고 보기에도 이미 미래가 바뀌는 장면이 나와버린지라...


9. 여튼 저는 이 영화 존나 싫어합니다. 존나게 졸작이라고 생각해요. 터미네이터1 같은 저예산이라는 암울한 사실에서 나온 기발한 연출도 없고, 터미네이터2 같은 압도적인 시각적 경이도 없고, 터미네이터3 같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어버린 전개도 없고, 터미네이터4같은 섬세함과 영상도 없습니다. 뭐하나 잘 해낸게 없어요. 진짜 2019년에 제임스 카메론에게 판권 돌아가기 전에 한탕 해 먹을려고 만든 티 팍팍 나요. (비슷한 케이스로는 판포스틱이 있는데...그건 다른 종류의 문제도 있어서...) 하긴 애초에 2017년과 18년에 2,3편을 연달아 낸다는 영어덜트 무비스러운 계획부터가....


10. 여튼 정리합니다. 이거 똥이고요. 극장에서 본 저를 존나 저주합니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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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 말이 없는 날이군요.


2. 정말로 없군요. 있다면 과에서 일이 있다길래 나름 집행부랍시고 갔다가 막노동 한 정도...? 


3. 여러가지로 별 일이 없었습니다.


4. 터미네이터 마지막 리뷰는 아마 내일 올라갑니다. 


5. 수요일 부터 일요일 까지 동아리 합숙이 있습니다. 글도 못 써요 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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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서관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서가 정리를 하는건데, 가끔씩 몇몇 분들이 책 이름을 대면서 어디있냐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몰라요ㅠㅠ저는 정리밖에 할 줄 몰라요.


2. 그렇게 책을 정리하다 보면 느껴지는게 하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책을 코드에 따라 정리를 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책을 정리할때, 책의 내용이나 주제 같은 건 생각도 안하고 그저, 작가 이름의 첫글자, 책의 장르적 분류에 따라서만 책을 분류하게 됩니다. 우리 현실도 그렇잖아요. 사람들마다 다 비슷해보일지 몰라도, 사실 각 사람마다 저마다의 말버릇,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다 다른데, 우리 사회는 그저 몇 가지 판에 박힌 기준으로만 사람들을 줄세우고 분류하죠. 왠지 그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3. 102보충대 까지 5개월하고 4일.


4. 운동을 약간이나마 하고 있어요. 안그러면 군대가서 체력 부쳐서 죽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합니다.


5. 한국은 생각보다 살만한 나라입니다. 제가 매주 버는 54900원으로도 용돈은 해먹고 있어요. 대충 계산하면 한 달에 22만원 정도 쓰네요. 여기다가 집에서 받는 핸드폰 요금이랑 교통비 더하면 40만원 정도.... 아직도 많이 쓰는군요. 더 철들어야겠습니다. 한푼 한 푼 쓰는게 죄송스러워지는 요즘이예요.


6. 터미네이터 관련 글을 쓰고 있죠. 다음은 뭘로 할 지 고민중입니다. 아마 스타트렉이나 마블 영화 연재글을 쓸까해요. 누가 관심이나 가져주겠냐만;;


7. 사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그냥 취미인것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자기 만족을 위해서예요. 누가 보든 안 보든 한 편의 글을 써내고 교정을 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이 느껴지더라고요. 비슷한걸로 한 곡을 실수 없이 연주할 수 있을때라던가,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틀리지 않게 부를때가 있어요. 그러고 보니 뭐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취미만 더럽게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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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번에 제가 터미네이터3가 나쁜 영화는 아니였다고 했죠. 이번에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하 터미네이터4)에 대해 말해보려합니다. 


2. 터미네이터4는 뭐, 잘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아예 못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만, 잘 만든 영화는 더더욱 아니죠. 개인적으로는 졸작이라고는 봅니다만....


3. 물론 터미네이터 팬들은 터미네이터3 이상으로 보는 경향이 큽니다. 사실 터미네이터3는 잘 만든 액션영화는 맞지만,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본다면 역적과도 같은 영화거든요. 이전 시리즈 까지의 설정을 한 큐에 부정했을 뿐만 아니라, 터미네이터 기종 간의 설정도 크게 꼬이게 했거든요. 


 무엇보다 배우들이 나쁘지 않은 연기들을 보여주긴 했지만, 닉 스탈의 존 코너는 에드워드 펄롱에 익숙해져 있던 팬들에게는 크게 실망스러웠죠.(거기다가 터미네이터3의 존 코너는 마약과 방랑벽으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있는 캐릭터였는데, 이럴거면 그냥 에드워드 펄롱 시키지 왜... 라는 팬들의 반응도 많았습니다.) 또한, 케이트 브루스터 역의 클레어 데인즈는 솔직히 말해서 사라 코너 캐릭터의 마이너 카피 같아 보였죠.  


 그리고, 터미네이터2의 엔딩을 통으로 부정하고 시리즈를 이어가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린다 헤밀턴은 출연을 거부하고, 사라 코너는 황당하게도 암으로 죽어버렸다는 설정으로 나왔죠. 이런 상황이니 팬들이 터미네이터3를 거부하는건 당연합니다. 


4. 터미네이터4가 팬들에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얻어낸건 터미네이터3에서 보여준 시리즈 파괴스러운 모습에서 기인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터미네이터4는 각본이 어설프고 보여지는 것 보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작을지언정, 한 가지는 확실하게 해 냅니다. 터미네이터3에서 말아먹은 설정을 상당히 섬세하게 다시 정리해낸거죠. T-600, 헌터 킬러 등의 기체들도 그렇지만, 하베스터나 하이드로봇, 모터 터미네이터들같은 기체들도 터미네이터 세계관에 있을 법한 디자인을 정확히 캐치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거의 마지막 부분의 젊은 시절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모습을 CG로 그대로 만들어낸 T-800은 보너스입니다.


 또한 캐스팅 역시 탁월했습니다. 존 코너 역의 크리스찬 베일은 저항군의 지도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는 존 코너를 완벽하게 소화해냈으며, 안톤 옐친의 카일 리스는 마이클 빈의 어린 시절이 저런 느낌이 아니였을까 싶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였으며, 주인공인 마커스 라이트 역을 맡은 샘 워딩턴의 연기는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기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해냅니다. 그 밖의 조연들의 연기도 괜찮았고요. 


5. 다만 문제점도 많습니다. 일단 주인공 캐릭터인 마커스 라이트는 너무 뻔한 캐릭터입니다. 영화 시작한지 몇 분이면 대충 관객들은 마커스의 정체를 다 알아채게 되요. 그리고, 영화의 각본도 엉성합니다. 스카이넷이 왜 카일 리스를 찾아 해매이는지에 대한 이유도 부족하고(분명히 스카이넷은 카일 리스가 존 코너 아버지인지 몰랐을텐데...?) 존 코너와 마커스, 카일 리스를 빼면 대부분의 캐릭터는 비중 조절에도 실패해서 큰 인상을 보이지도 않습니다.


 기껏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분위기를 잡아놨더니 PG-13이라는 등급의 벽에 막혀서 그런건지, 감독인 맥지의 역량이 조나단 모스토우나 제임스 카메론보다 역량이 딸려서 그러는 건지, 액션의 박력과 스피드감도 전작들에 비해 크게 떨어집니다. 그나마 마지막의 T-800과의 사투는 인상에 남지만, 문제는 이 장면은 터미네이터1과 2를 크게 오마쥬한 장면인지라 독창성은 떨어지고요. (하지만, 확실히 잘 만든 장면입니다.) 이야기 구조 자체에 문제는 크게 없지만, 연출력과 각본의 문제로 인해 장면의 중요도가 높은데도 제대로 연출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분이 마커스 라이트의 진짜 정체에 대한 후반부 부분. 시간도 촉박한지라 설명으로 대충 때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얘기는 이미 전작들 덕분에 짐작이 가능하다는 점이죠. 당연하지만 존 코너와 카일 리스는 죽지 않습니다. 왜냐면 존 코너는 전쟁을 끝내고 T-850에게 죽어야하기 때문이고, 카일 리스는 과거로 가서 T-800을 막아야하니까요. 물론 이 작품으로 터미네이터를 처음 접할 경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이건 정말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저것들이 얼마나 심하게 구르든 간에 쟤들은 절대 안 죽을텐데요? 거기다가 처음부터 3부작으로 공언하는 바람에 더더욱 그런 점이 부각됩니다. 물론 뻔한 전개를 가진 영화라도, 좋은 연출력을 가진 감독이면 충분히 스릴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그게 안된다면, 아예 모든 관객들의 기대를 배신하고 완전히 다른 전개로 가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불행하게도 맥지는 그런 야망들도 연출력도 없더군요... 


6. 물론 이 영화가 3부작의 첫 번째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후속작들이 개봉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해결이 될 수 있었을겁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애매한 평가도 받지 않았을 거고요. 하지만, 문제는 터미네이터4는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제작비 2억달러나 들여서 전 세계적으로는 4억달러도 못 벌었어요. 덕분에 감독인 맥지도 잘려나가고 시리즈는 박살이 났으며, 워너 브라더스가 판권을 포기한 덕분에 2012년에 스카이댄스사에서 공식적으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까지 다양한 형태로 온갖 제작사들을 떠돌았습니다. 그렇게 2015년에 나온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7. 사실 이 영화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이 영화가 망한 대표적인 이유는 터미네이터3 때문일겁니다. 터미네이터3는 나쁜 영화는 아니였지만, 사실 일반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영화는 아니였죠. 이것 만으로도 후속작에 대한 기대는 떨어지는데, 후속작이 나오는데만 6년이 걸렸습니다. 전작을 본 관객들이 전작을 잊기는 딱 좋은 시기죠. 결국은 망할만했습니다...같이 개봉한 영화도 박물관이 살아있다2에, 박스오피스에는 여전히 천사와 악마,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버티고 있는 등, 산 넘어 산이였던 상황이였는데, 평가까지 안 좋게 나오니 이건뭐... 사실 터미네이터3로 나왔으면, 아마 3부작으로 제대로 나왔을 겁니다... 그리고 망한 각본은 이유가 있는데, 당시의 할리우드 작가 총파업으로 각본 수정을 못했다더군요. (맥지나 크리스찬 베일이나 각본에 문제가 있는 걸 알고는 있었고, 고치려고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촬영하던 퀀텀 오브 솔러스도 덕분에 엉망인 각본을 고치지 못했고요.) 여러모로 시기를 참 잘못 탄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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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1년동안 한 일 중에 가장 의미 없는 짓은 커뮤니티 질입니다. 하하하...


2. 스티브 잡스 영화가 나온지 3일이 지났습니다. 마이클 패스벤더 주연으로 나왔죠. 보고 싶네요. 보러가야겠다. 사실 전에 나온 에쉬튼 커쳐가 잡스 역을 맡은 버젼은 껍데기만 잡스고 속은 무슨 평범한 성공한 가장 같이 나와서 참 별로였는데 말이죠.


3. 그 외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영화를 몇 개 꼽으면, 데드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디재스터 아티스트, 스타트렉 비욘드, 그리고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타워즈: 로그원 정도입니다. 


4. 데드풀은 2월 18일 개봉 예정인 안티 히어로 영화입니다. 엑스맨 유니버스에 속해있는 영화로, 이러한 류의 하나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이루는 영화로는 최초로 R등급을 받은 사례에 해당합니다. 이는 아마 데드풀 특유의 잔혹함과 특유의 성인취향 개그로 인한것이 확실합니다. 일단 팬 시사회의 반응은 아주 좋은 편이며, 예고편에서 보이는 것으로만 보면 스토리가 어떻든 간에 데드풀 캐릭터를 살리는데에 온 힘을 다한 것 처럼 보입니다. 



<본 영상의 저작권은 20th Century Fox Korea가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거기서 가져온 영상이기도 하고요.>


5. 배트맨 대 슈퍼맨은 DC 확장 유니버스의 두번째 영화입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한 영화에 출연할 뿐만 아니라, 원더우먼, 플래시, 아쿠아맨, 사이보그 같은 다른 인기 캐릭터들도 한꺼번에 출연하는, 마블의 어벤져스와 같은, '저스티스 리그'의 전초전 같은 영화입니다. (즉, 맨 오브 스틸의 속편으로서의 느낌은 좀 많이 약하죠.) 등장하는 히어로도 한 영화에 다 들어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많고, 빌런도 렉스 루터에 둠스데이, 그리고 루머상으로도 더 있는 걸 감안하면, 스파이더맨3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같은 영화들이 생각 납니다만..... 각본진의 크리스 테리오와 벤 에플렉의 역량을 생각하면 잘 처리할 거라고 믿습니다. 




<본 영상의 저작권은 Warner Bros. Pictures가 가지고 있습니다.>


6. 디재스터 아티스트는 제임스 프랑코가 감독 및 주연을 맡고, 동생인 데이브 프랭코와 세스 로건이 출연하는 영화로, 현재 열심히 촬영중에 있는 영화입니다. 혹시 더 룸The Room이라는 영화를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IMDB에서 인증한 사상 최악의 영화로, 못 만든 영화계의 시민 케인이라고 불리는 영화입니다.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그 악명이 충분히...) '디재스터 아티스트'는 당시 더 룸에 조연으로 참여한 배우 그렉 세스테로가 더 룸의 제작과정을 회고하면서 쓴 자서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그렉 세스테로가 맡은 역은 마크 역인데, OHAIMARK로 유명합니다;;) 일단은 '디 인터뷰'말고는 크게 실망시킨 적이 없었던 로건-프랑코 콤비의 영화라서 기대중에 있습니다. 



<영화 The Room의 명장면인 Oh, Hi Mark...입니다. 아마 영상의 저작권은 Wiseau films에게 있습니다.>


7. 스타트렉: 비욘드는 JJ 에이브람스의 스타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으로 부터 시작한 스타트렉 리부트 (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이게 리부트라고 하기는 좀 많이 애매한지라...)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고, 동시에 스타트렉 시리즈의 13번째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팬인지라 아주 많이 기대하고는 있습니다만, 분위기가 전작과 크게 달라진게 예고편에서 보이는지라 다소 불안하기는 합니다. 제작사도 스타워즈스럽다는 트레키들의 의견을 받아들인건지, 스타트렉에 가오갤을 끼얹은 모양인데,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분위기는....오묘하군요. 그래도 TOS 시리즈의 유쾌함이 예고편에서 느껴지는 건 다행입니다. 그리고, 묘하게 소품들도 번쩍거리고 무슨 간호병동 같았던 다른 JJ 스타트렉 시리즈와는 다르게 좀 더 오리지널에 가까워진것도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또하나 확실한건 감독이 분노의 질주의 저스틴 린이니 영화가 어떻든 간에 오락성 하나는 확실할 것 같다는 거죠. 


<영상의 저작권은 Paramount Pictures에 있습니다.>


8.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DC 확장 유니버스의 세 번째 영화로, 굳이 말하면 악당들 모가지에 폭탄 채우고 A특공대 찍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재가 특이하죠? 그런데 이런 영화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압도적입니다. 출연 배우진만 해도 윌 스미스, 카라 델레바인, 조엘 킨나만, 마고 로비, 자레드 레토 등의 압도적인 수준이고, 제작진도 퓨리, 트레이닝 데이, 엔드 오브 워치 등으로 인상적인 연출력을 보인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감독 및 각본을 담당했습니다. 당연한거지만,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은데에는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이 한 몫 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제가 보기에도 만화 찢고 나온 것 같은게.....그 밖에도 자레드 레토의 조커도 크게 기대가 됩니다. 사실, 배트맨 대 슈퍼맨보다는 이게 더 기대가 됩니다 저는. 




<영상의 저작권은 Warnerbros Korea가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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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남자라면 군대는 가야한다고 합니다. 네, 그러니까 저도 갑니다...헣헣헣헣 거 참 즐겁군요. 군대라니. 일단은 6월 28일 102보충대 입대하는걸로 정해졌습니다. 그 전에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 군대가기 전에 클래시 오브 클랜 9홀은 찍고 가고 싶습니다.


3. 덴마 1/24일자 개쩌네요. 제목을 선빵맨으로 바꿔도 될듯. 뭐만하면 선빵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


4. 요즘 새로 보는 웹툰 몇개가 있습니다. 시노딕, 갸오오와 사랑꾼들, 그리고 만렙소녀 오오라. 시노딕은 개판의 현욱 작가의 신작이라서 기대하고 봤는데, 기대치 이상까진 아니더라도 매화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주인공 미친듯이 굴려대는건 똑같더군요ㅋ...갸오오와 사랑꾼들은 선천적 얼간이들 시즌2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일단 전자오락수호대가 끝나야 다시 시작하든 말든 하겠지만) 저에게 하나의 단비같더군요. 매주 토요일이 기대되는 정도입니다. 오오라는...막나가는 맛에 봅니다. 작가가 하이브 그리다가 빡치면 한 컷 씩 그리는 느낌?


5. 드라마는 치즈인더트랩 하나 보고 있네요. (응팔은 끝났고 육룡이 나르샤는 몇 번 안 봤더니 따라가기가...) 김고은 누님이 너무 귀여워요...시그널은 방송 시간이 항상 제가 알바하고 학교 동아리 연습할때랑 겹쳐서 못 보고 있습니다. 재밌다던데 안타깝군요.


6. 몸이 별로 좋지가 않습니다. 저는 역시 유리몸인것 같습니다. 어제 밤에 버스 때문에 밖에서 기다린 시간이 길어서그런가, 아침에 일어나니 몸살이 어우... 덕분에 가고 싶었던 스키장도 못 갔습니다. 젠장. 


7. 사회인으로 남은 시간은 5개월하고 5일. 저도 살고 싶습니다, 일반인으로 헣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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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파라마운트 사에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후속작 개봉 일자를 삭제했더군요. 사실상 취소죠, 뭐. 비슷한 예인 퍼시픽 림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개봉 일자 날아간 것과 비슷하죠.


2.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퍼시픽 림은 2차 시장에서도 흥했고, 관객평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크리에이터이자 감독인 길예르모 델 토로가 이 작품에 대해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즉, 상황만 다시 좋아지면 후속작의 제작은 언제든 시작할겁니다. (비슷한 케이스로, 크리에이터인 스티븐 리스버거, 그리고 현재 감독인 조셉 코신스키를 비롯한 제작진이 큰 애정을 가진 트론 시리즈가 그러합니다만....) 하지만,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뭐, 이하 생략합니다. 당장 제임스 카메론 부터가 후속작들에 대해서 시큰둥했는데. 물론 제니시스에는 좋은 평을 했다지만서도, 참...


3. 사실 가만 보면 카메론이 영화를 평가해서 좋았다고 한 영화 중에 괜찮은 게 많이 없었죠. 하록 영화판도 이게 뭔가 싶었고, 제임스 카메론 본인이 제작을 맡고 호평한 생텀은 참으로 허무한 영화였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도 그걸 피해가지는 못하더군요.


4. 사실 터미네이터는 시리즈로 나오면 안되는 영화였다고 봐요. 이미 1편에서 시리즈의 시작과 완결을 다 지어버렸는걸요. 사실 터미네이터2도 1을 놓고 보면 그냥 사족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터미네이터2는 1에서 만든 '역사는 바꿀 수 없다'라는 기본 전제 조건을 날려먹은 영화잖아요. 완성도가 어찌됬건간에 말이죠. 하지만, 터미네이터2가 그래도 전작보다 좋은 평을 받고 끝날 수 있었던건, SF 액션 영화라는 장르에 맞게 훌륭하게 연출된 액션과 특수효과, 그리고 이 두가지를 관객으로 하여금 지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만든 훌륭한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영화 자체의 극장판 엔딩이 모호하게 처리된 감이 있다고는 해도, 그래도 시리즈 자체의 주제를 잘 강조한 결말을 보여줬기때문이죠.


5. 그렇지만, 2편에서 1편의 '역사는 바꿀 수 없다'는 전제를 한 번 날려먹고, 그리고 무엇보다 2편이 크게 흥한 덕에, 3편이 나오게 됩니다. 3편은 2편의 느낌보다는 1편의 느낌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존 코너는 1편의 사라 코너 처럼 유약하고 미숙한 면이 크게 강조됩니다. 터미네이터의 이미지도 2편에서 보여진 인간과 교감을 하고 이해할 수 있는 존재에서 다시 차가운 기계의 이미지로 돌아갔습니다. (악역이든 선역이든, 터미네이터의 이미지가 다시 그렇게 돌아갔어요.) 전작에서 바뀐 희망적인 미래는 사라져버리고, 1편에서의 다소 세기말적 분위기가 다시 강해졌죠. 


6. 하지만, 이 영화가 1편과도 또 크게 달라져버린 건 바로 결말 때문일겁니다. 1편에서 어찌됬거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든,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가게된 사라 코너를 보여주는 엔딩은, 어쨌거나 세상이 멸망하게 될거라는 암시가 있더라도, 그 미래가 올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미래를 맞이하게 될 주인공 사라 코너가 더 이상 그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맞설것임을 분명하게 해서, 오히려 희망적인 느낌을 줍니다. 


7. 근데 3편은 상황이 달라요. 일단 주인공인데도 심하게 무기력한 존 코너부터가 그래요. 분명히 터미네이터2의 사회에 부적응한 상태로 정신병원에 갖히게된 사라 코너를 오마쥬한게 분명하지만, 그래도 정해진 규칙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해서 깨뜨리려는 모습을 보이는 사라 코너와 다르게, 3의 존 코너는 2편의 사건을 거친 후, 언제 올지도 모르는 심판의 날을 두려워 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폐인이 됩니다. 즉, 정해진 규칙에 저항해보려고 하는 시도조차 안해요, 터미네이터가 나타날때까지도요. 심지어 터미네이터가 나타난 후에도 뭐 하나 제대로 못하고 끌려다니기만 하죠. 


8. 이미 여기서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가 암시됩니다. 정해진 미래에 제대로된 저항 조차 안하는 존 코너의 모습에서, 이미 2편처럼 정해진 미래가 바뀐다거나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그 정해진 미래가 그대로 찾아올거라는 암시죠. 거기에 존과 그의 미래의 아내인 케이트를 보호하기 위해서 찾아온 터미네이터의 목적은 주인공 일행을 따라 자신이 만들어지는 미래를 없애는 것이 아닌, 오히려 자신이 태어나는 미래로 주인공들을 끌고 가는 것입니다. (영화 후반부의 T-850의 '우리는 다시 만날거다'라는 대사가 이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그러다보니, 전작에서 보여지던 T-800의 인간미는 이 영화에 있어서는 그렇게 까지 필요는 없게되었죠. 덕분에 이 영화에서 T-850의 인간미는 존과 케이트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재부팅하는 정도가 고작입니다. 


9. 그러다보니 존과 케이트가 차마 영웅이 될 준비도 덜 끝난 상황에서 암울한 엔딩은 찾아옵니다. 주인공들은 미숙하기 짝이 없는데, 갑자기 걸려온 무선은 그들을 후일의 저항군 영웅으로 만들어버리죠. 덕분에 제대로된 마음가짐을 가지고 계속 싸울 것임을 다짐하는 존 코너의 나레이션이 흘러나옴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엔딩은 암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마 제가 본 SF 액션 영화 프랜차이즈들의 엔딩 중에서는 가장 현실적이고 우울한 엔딩일거예요. 싸움을 다짐했지만, 이 영화의 엔딩에서는 어떠한 희망적인 이미지도 보이지 않아요. 전세계는 잿더미고, 이제 스카이넷은 그들을 찾아 죽이기 위해 돌아다니겠죠. 심지어 존 코너가 전쟁을 끝낼 것이고, 과거로 카일리스를 보낼것이라는걸 알아도, 엔딩에서 보여진 잿빛 폐허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희망적인 생각이 전혀 들지 않죠.  


10. 아이러니한건, 이 엔딩이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에는 크게 기여했습니다. 분명히 이 영화는 다른 터미네이터 영화들과 그 근원적인 부분에서부터 다른 영화예요. 이른바 요즘 말하는 멘붕물이라고 할 수 있죠. 주인공들이 온갖 발버둥을 쳐도 정해져 있는 암울한 결말은 결국 찾아와버렸죠. 희망따윈 없어요. 주인공들이 처음부터 뭐를 하던간에 결국은 멸망으로 끝났을 영화입니다. 다만, 이런 류의 영화는 안일하게 접근했다가는 뒷맛만 더럽게 남기고 영화적 재미는 재미대로 못 살리는 경우가 많은데, 터미네이터3의 경우에는 그 암울하기 짝이 없는 결말로 향할때 까지의 영화의 구조는 탄탄하고, 주인공들의 성격과 행동도 잘 짜여져 있죠. 그리고, 훌륭하게 짜여진 액션씬들은 이 영화의 지나치게 암울한 분위기를 어느정도 상쇄해냅니다.


11. 제작진들이 말했 듯이, 전작을 넘으려는 야심은 처음부터 없었던 영화예요. 하지만, 이 영화에는 한 편의 뛰어난 디스토피아물을 완성하려는 야심은 있었어요. 실제로 그걸 성공해냈고요. 분명히 1, 2편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뛰어난 영화였어요. 전작에서 느끼지 못했던 썩은 맛과 씁슬한 분위기도 쓸만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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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저론에 대한 생각. 까고 깐다고 어쩌겠냐. 걔들이 그렇게 태어난걸...그리고 현실의 금수저는 만화와는 다르게 노력까지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그들 역시 자기가 가진걸 지키고 싶으니까. 


2. 사실 어찌보면 사회라는 것 자체가 가진자는 가진걸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없는 자는 가진 자 만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3. 근데 웃긴건 개중에는 이상한 사람도 있다는 거죠. 분명히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을 따라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학력을 취득했더만, 이번에는 다른 사람들이 그걸 가지고 욕을 하죠. 학력이 전부는 아니라고, 아니면 어차피 그래봤자 금수저한테는 안된다고. 세상에, 좀 더 노력한 사람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도 못해주나요? 


4.그래도 저는 우리나라 사회가 아직은 희망도 있는 좋은 사회라고 생각해요. 굳이 따봉충들이 1따봉 더 벌자고 1따봉=1달러 같은 짓거리 안 해도, 아직 이 사회에는 따뜻함이 충분한 것 같거든요... 


5. 그리고 저는 오늘도 당장 내일 먹을 용돈이 없습니다. 젠장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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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통 심하네요.


2.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응팔 오늘로 마지막회. 개인적인 생각인데 다음에도 응답하라 시리즈가 나오면, 작가가 마리텔 나와서 각본짜야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다 자기만 맞다고 하고 작가만 욕하는데, 그럴거면 자기가 소설 쓰고 하면 되는거잖아요... 어남류 분들한테는 죄송한데, 솔직히 드라마 내 전개로는 택이가 맞아요. 복선도 치밀했고, 정팔이가 덕선이를 좋아한건 짝사랑 (물론 중반에서 덕선이가 정팔이를 잠시 좋아하긴했지만.)선에서 거의 그치기도 했고요. 실제로 어느정도 진전되던 둘의 관계가 분홍셔츠 이후로 거의 끊겼고, 커플로서의 이야기도 정환-덕선은 택-덕선에 비하면 모자르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모자랐어요. (예: 붕어빵, 바닷가에서 낙오되고 소고기, 중국 등... 아 물론 택이 수면제 먹고 키스는 좀 무리수로 보이긴 합니다.) 그리고 복선도 많았고요. (예: 택이가 덕선이 집에서 한상에서 밥 먹은것, 유년기 회상장면, 왼손잡이, 김주혁의 옷차림, 담배, 말놓는데 10년...) 그래서 저는 택이가 최종적으로 남자 주인공, 즉, 덕선이와 이어진게 맞는거라고 봐요.


3. 사실, 어남류가 안된것보다 더 큰 문제는, 택이와 이어진다는 복선을 저렇게 잘 깔아놓고, 정작 그 전까지 택이와 함께 드라마 내에서 라이벌로 큰 비중을 차지한 정환이의 결말을 명쾌하게 짓지 못한겁니다. 이게 문제가 된건, 정환의 캐릭터가 응사의 칠봉이의 캐릭터보다도 작중 비중이 매우 컸고, 전체적 비중이 중반까지는 택이보다 커보인데다가, 캐릭터 자체적으로도 사랑하나 고백하지 못하는 그 짝사랑(이렇게 말해야하나)의 감정을 훌륭히 표현해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빠져들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브 남주라고 하기엔 정환의 심리가 너무 자세하게 표현된 감이 있긴해요. 전개상 낚시와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죠. 과했습니다. 서브 남주로 처음부터 둘 생각이였으면 이렇게하면 안됬어요. 덕분에 시청자들이 아무리 복선으로 가득차있다고 해도 결과에 납득을 못하게 되는거죠. 아무리봐도 감정선의 흐름을 생각하면 이렇게 되면 안되는건데!! 게다가 그런 캐릭터의 결말을 아주 잘못 연출했어요. 칠봉이는 마지막의 딸딸이녀(정유미)를 보여줌으로서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 캐릭터의 미래를 예상하고, 주인공하고 이어지진 않았어도 해피엔딩이 내정되어있음을 알게되어서 불쾌함 보다는 만족스러움을 느낄수 있게하죠. 하지만, 정팔이는? 18회에서 장난질로 끝나버린 고백이후로 비중이 성동일한테 껌파는 할머니 급으로 줄어들어버렸죠. 게다가 엔딩에서 어떻게 된건지는 나오지도 않고요. 뭐죠 이거? 덕분에 시청자 입장에서 이건(특히 어남류 밀던 사람들 입장에선) 남편아니니까 이제 꺼져, 같은 걸로 받아들여진거죠. 


4. 사실 이 문제는 굳이 정팔이 아니더라도 다른 등장인물도 마찬가지였죠. 보라, 선우의 비중이 컸던 마지막회라 다른 등장인물들은 죄 쩌리였어요. 그 동안 응팔이 다른 시즌들에 비해 한 마을 전체를 다룬 군상극의 느낌이 더 강했던지라 일어난 일입니다. 


5. 사실 군상극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해진 응답하라 1988에게 20화는 모든 캐릭터를 납득이 가게 충분히 설명하기엔 짧았다고 봅니다. 동룡이 일가처럼 아예 양념 정도의 비중으로 끝나버린 캐릭터들도 있고요. 이건 다음 시즌이 나오면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할거라 봅니다. 


6. 그렇지만, 분위기로는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정감넘치고 포근했어요. 쌍문동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7. 가장 생각나는 에피소드는 역시 복권당첨 에피소드. 참으로 벙찐 표정으로 '우리 이사간다'를 말하는 정팔이가 어찌나 웃겼는지...


8. 결국 최종 승리자는 정봉이죠? 동생은 불쌍함이 넘쳐 뒤질려고 하는데 지는 온갖 꿀 다 빰ㅋㅋㅋㅋ사랑도 차지하고 돈도 차지하고 심지어 백종원이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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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각본-조지 루카스

출연- 헤이든 크리슨텐슨

이완 맥그리거

프랭크 오즈

나탈리 포트먼

이언 맥디어미드


9. 파트 2 입니다. 리뷰 파트 1은 

http://getyourlife.tistory.com/entry/%EC%8A%A4%ED%83%80%EC%9B%8C%EC%A6%88-%EC%97%90%ED%94%BC%EC%86%8C%EB%93%9C-3-%EC%8B%9C%EC%8A%A4%EC%9D%98-%EB%B3%B5%EC%88%98-2005-part-1

여기서 읽고 오시면 좋습니다...?


10. 일단 이 영화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스 베이더'의 탄생이 되겠습니다. 


11. 파트 1 에서도 말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던 영화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간단하게 말한다면, 조지 루카스의 발전 없는 부족한 연출력, 오리지널 시리즈와 지나치게 다른 분위기 때문에 이게 과연 어떻게 이어질까 하는 걱정, 주조연 통틀어서 평등하게 보여주는 발연기, 그리고 에피소드 2 까지 클론전쟁을 빼면 보여준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까지. 즉, 많은 사람들이 기대는 해도 걱정이 더 앞서는 영화였다는 거죠.


12. 그렇다면, 결과물은 어땠나. 말했지만, 결과물은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이 영화에서 풀어야 할 것은 꽤 많았죠. 어쩌다가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우리가 아는 '다스 베이더'가 되었나, 왜 공화국은 은하 제국 (galactic empire)이 되었나, 루크 남매의 어머니는 어찌 되었나, 왜 오비완은 아나킨의 라이트 세이버를 가지고 있는가, 클론 전쟁은 어떻게 끝난건가, 프리퀄 시리즈에서 활약하던 제다이 기사들은 모두 어떻게 죽었나....


13. 조지 루카스의 부족한 연출력과 안 좋은 각본 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문들은 설득력있게 풀려나갑니다. 사실 전작들과는 다르게 이번 영화의 구성 자체가 어느정도 전형적인 비극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이야기에 더 익숙한 점도 이에 한 몫합니다. 특히, 아나킨이 '피해갈 수 없는 운명' 때문에 차츰 망가져가는 과정이 인상 깊더군요. 조지 루카스가 진짜로 각본을 못 쓰는건가...싶은 부분이였습니다. 


14. 액션씬은 역대 스타워즈 통틀어도 가장 화려하고 좋은 축에 속합니다. 에피소드 1,2에서 못 보여준 전쟁씬, 라이트세이버 듀얼, 총격전, 함대전 다 보여줍니다. 특히, 영화 도입부의 코러산트 함대 전 부분이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연출을 보여주는 동시에, CG 기술의 발전을 있는대로 보여주는 듯 싶더군요. 그래요, 이게 우리가 바로 21세기에 나오는 스타워즈 영화에서 가장 보고 싶어한 거죠. 기술의 한계로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여러대의 함선이 한 장면에 한꺼번에 나와서 뒤엉켜 싸우는 걸 보기는 힘들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걸 원없이 보여줍니다. 솔직히 이번에 나온 '깨어난 포스'의 우주전도 이 장면의 포스에는 못 미쳐요. 그리고 영화 중간 중간 나오는 지상전은 보너스입니다. 많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 내의 '클론 전쟁'의 진행 상황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고 봐요.


15. 또한 라이트 세이버 씬도 인상깊습니다. 초반의 두쿠 vs 아나킨&오비완도 그렇지만,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오비완 vs 아나킨 라이트세이버 듀얼과 다스 시디어스 vs 요다 라이트세이버 듀얼(이 두 액션씬은 교차되어서 보여집니다.)은 분명 어느정도 합을 맞춘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눈이 즐겁습니다. 분명 오리지널 시리즈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살짝 떨어져 보일 수 있을 수도 있으나, 화려함과 스피드감에 초점을 두고 보면 확실히 잘 만들어진 부분입니다. 


16. 그리고 팰퍼틴이 아나킨에게 다스 플레이거스의 얘기를 해주는 부분이나, 오더66에 의해 제다이들이 죽어나가는 부분, 다스 시디어스의 연설씬,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되는 장면같은 주요 장면들은 이게 과연 루카스가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연출이 잘 되어있습니다. 특히 '다스 베이더'가 되는 부분은 특유의 어두침침한 영상과 음악, 그리고 기괴한 분위기가 한데 어우러져 엄청난 전율을 이끌어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혼을 갈아 넣어 만든 느낌입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조지 루카스가 만든 모든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장면을 뽑으라면 저는 이 장면을 뽑겠습니다. 


17. 물론 아나킨이 망가져 가는 과정을 이해 못하는 분들도 꽤 됩니다. 하지만, 영화를 잘 보면 알겠지만, 아나킨이 망가져 가는 데에 개연성은 충분하죠. 일단 아나킨 본인의 예지몽에서 자꾸 자기가 사랑하는, 그것도 쌍둥이 아기까지 가진 파드메가 죽어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주변인들은 그것에 대해서 그저 받아들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다른 제다이들은 그를 신뢰하지 못하고 그에게 마스터 직도 주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팰퍼틴은 이 모든 상황을 이용해 아나킨을 다크 사이드로 끌어들이려 합니다. 넵. 이 상황에서 안 미치는 건 정상이 아니죠. 


18. 그렇다고 연출이 다 좋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윈두와 다른 4명의 제다이들이 팰퍼틴과 싸우고 아나킨이 윈두의 팔을 자르는 부분 까지의 연출은 발연출의 끝을 보여줍니다. 4명의 제다이들은 윈두와 팰퍼틴의 강함을 보여주기위해서 맥없이 희생당했다 쳐도, 윈두와 팰퍼틴의 라이트세이버 대결은 두 배우의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연출 탓인지 영 박력이 없어요. 게다가, 윈두의 팔이 잘리는 부분은 그야말로 발연출의 정점입니다. 그 전까지 포스 라이트닝도 막아내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인 윈두의 캐릭터가, 팔 하나 짤렸다고 째지는 비명을 지름과 동시에 완전히 박살나 버릴 뿐만 아니라, 이상하게 안 좋은 카메라 구도와 연기 덕에 쌈마이함의 정점을 찍더군요. (심지어 그 비명 조차도 극강의 발연기...) 게다가 제가 뛰어나다고 했던 아나킨 vs 오비완 부분도 오비완이 고지를 점령했다고 하는 부분은 정말... 황당하더군요. 굳이 그걸 말로 다 알려줄 필요가 있나? 상당히 허술하고 어이없는 부분이긴 했어요. 물론 그 뒤에 팔다리 날라간 아나킨의 "I hate you"가 워낙 인상 깊어서 그나마 잘 넘어갔다지만...


19. 배우들의 연기는 여전히 발연기의 정점을 찍습니다. 여기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몇몇을 제외하고는 커리어 최악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는 조지 루카스가 대사를 더럽게 못 쓰고, 연출의 상태가 좋지 못한데서 기인합니다. 헤이든 크리슨텐슨은 여전히 좋은 표정 연기를 보이지만, 대사 처리는 엉망이고, 나탈리 포트먼은 조지 루카스 특유의 '여성 캐릭터 대사를 특히 못쓰는 특성' 덕에 아예 연기를 포기한듯 보이며, 그 사무엘 잭슨 마저도 좋지 못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보면 알겠지만, 배우 문제라기 보다는 연출과 각본의 문제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팰퍼틴 역의 이언 맥디어미드 같이 훌륭한 연기를 보이는 분들도 계십니다. 


20. 영상은 디지털 시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영상미의 정점을 찍습니다. 그 덕에 클래식 스타워즈의 그 느낌과는 꽤 거리가 멀어졌습니다만, 그래도 영상은 인상적입니다. 아니, 사실 그래도 프리퀄 시리즈에서는 가장 클래식스러운 영상을 보여주긴 합니다... 특히, 무스타파의 그 보기만 해도 익어버릴듯한 비쥬얼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21. 클래식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많은 요소가 영화 내에서 상당히 많이 포진해있습니다. 우키들, 영화 극 후반의 프로토타입 데스스타와 회색으로 배색된 배나터급 스타 디스트로이어, 다스베이더, 오르가나의 함선이 대표적인 예시죠. 그리고 영화 엔딩부에서 오웬 부부가 석양을 바라보는 장면은 에피소드 4에서 루크가 석양을 바라보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21. 총평을 하자면, 분명히 수많은 단점이 여전히 존재해도, 이야기 자체의 힘과 그걸 훌륭히 살려낸 루카스의 뚝심있는 연출이 그걸 커버합니다. 에피소드 1,2를 건너뛰는 한이 있더라도 '시스의 복수'는 한 번쯤 꼭 보세요. 실망하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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